올 여름 안방극장의 흥행 키워드는 ‘로맨틱’이다. ‘태양의 후예’(KBS)로 시작된 로맨틱 코미디 열풍을 ‘또 오해영’(tvN)이 이어받았고, 다시 ‘닥터스’(SBS)로 연결됐다. 그 사이사이 방송된 ‘미녀 공심이’ ‘딴따라’(이상 SBS) ‘운빨 로맨스’(MBC)와 방송을 앞두고 있는 ‘함부로 애틋하게’(KBS) ‘W’(MBC)도 로맨스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들이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여성 시청자를 흔들어 놓는 남자주인공의 활약이 눈에 띈다는 데 있다. 로맨스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은 멋진 외모로 달달한 대사를 쏟아낸다는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다소 비현실적이거나 오글거리는 대사를 쭈뼛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건네는 ‘천연덕스러운’ 태도가 중요하다.
닥터스에서 신경외과 의사 홍지홍 역을 맡고 있는 김래원은 방송 6회 만에 명대사 제조기가 됐다. “결혼 했니? (아뇨) 애인 있어? (아뇨) 됐다, 그럼.” 김래원이 13년 만에 재회한 박신혜(유혜정 역)에게 건넨 이 말은 방송 이후 두고두고 회자 되고 있다.
빙빙 돌리지 않고 거침없이 다가서는 모습과 장난스러운 듯하지만 진심이 담긴 김래원의 연기는 여심을 뒤흔들기 충분했다. 로맨틱 코미디 남자주인공이 대부분 ‘츤데레’(겉으론 퉁명스럽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다는 뜻) 매력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김래원은 매번 정직하게 돌직구를 날리는 것으로 승부하고 있다.
닥터스는 김래원과 박신혜의 호연에 힘입어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19.7%(닐슨코리아 제공)로 월화드라마를 평정했다. 미니시리즈 흥행 대박을 말해주는 ‘시청률 20% 고지’가 눈앞에 있다.
운빨 로맨스와 최근 종영한 또 오해영의 남자주인공은 츤데레라는 공통점이 있다. 운빨 로맨스의 류준열(제수호 역)은 천재 게임 회사 CEO이지만 연애 경험이 없는 ‘수줍은 츤데레’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또 오해영의 에릭(박도경 역)은 사랑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하는 ‘츤데레남’을 연기했다.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서현진(오해영 역)을 밀어내는 듯하면서도 “있던거야”라며 선물을 주고, 툭 던지듯 “신경 쓰여”라고 말하는 식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미녀 공심이의 남궁민(안단테 역)은 민아(공심이 역)와 티격태격하고 코믹하면서도 솔직하게 사랑을 말하는 모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종영한 ‘디어 마이 프렌즈’(tvN)에서도 조인성(서연하 역)과 고현정(박완 역)의 로맨스는 짧지만 강렬하게 다뤄졌다. 슬로베니아에 살고 있는 조인성은 엄마의 갑작스런 암 수술을 겪게 된 고현정을 위해 한달음에 서울로 찾아온다. 사고로 다리를 잃었지만 휠체어에 앉아 고현정을 안아주는 모습은 백마디 말보다 위로가 되는 장면이었다.
다음 주자는 한류스타 김우빈과 이종석이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김우빈은 까칠한 톱스타로, W의 이종석은 청년 갑부로 등장해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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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거침없이 말하고, 속 깊고… 여심 흔드는 男 주인공들
입력 2016-07-07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