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8·9전당대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모바일 투표제와 컷오프(예비경선) 도입은 계파 간 의견이 갈려 불발됐다.
새누리당은 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후 “의원 절대다수가 지금의 집단지도체제 대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대표 권한은 과거 제왕적 총재와 달리 당직자 임명권 등으로 제한될 예정이다.
의총에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운영의 키를 잡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문제인 만큼 계파 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모바일 투표제 도입에 찬성했으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반대했다.
김태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스마트폰이 없는 60대 이상 어르신은 모바일 투표에 접근할 수 없다”며 “젊은 사람들에게만 기회를 주게 돼 기회균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반면 권성동 의원은 “노쇠 정당이란 비판이 있는데 젊은층에 다가가려면 IT 기술을 도입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컷오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왔으나 반대 의견에 부닥쳤다. 친박계에선 “후보 난립으로 당대표가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논리를 폈으나 비박계는 “후보 단일화 실패에 대비한 친박계 전략”이라고 의심했다. 정 원내대표는 “논의를 해보겠지만 이번에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권·당권 분리 규정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김태흠 이장우 함진규 권성동 의원 등은 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세비 동결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당 혁신비상대책위는 의총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조만간 최종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날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위원장으로, 3선의 여상규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등 11명으로 구성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의총에선 공천탈락 후 무소속으로 당선해 새누리당으로 돌아온 유승민 윤상현 의원 등 7명의 복당 인사도 있었다. 유 의원은 “과거를 두고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당이 어떤 이념과 노선, 가치, 정책을 추구해야 할지를 두고 건전한 경쟁을 하면 계파 갈등을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권장은 아니지만 한 번 (무소속 선거를) 해보시라. 다음 선거를 무소속으로 치른다고 생각하면 당이 성공할 것”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했다.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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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권지혜 기자 ptyx@kmib.co.kr
새누리, 대표·최고위원 따로 뽑아… ‘단일성 집단체제’로
입력 2016-07-06 18:28 수정 2016-07-06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