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경제발전사로 읽는 중국 현대사

입력 2016-07-07 17:56

중국 지식계에 ‘삼농’(농민, 농촌, 농업)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원톄쥔(65·중국인민대학 교수)이 1949년 이후 현재까지 중국의 현대사를 경제발전사라는 관점에서 읽어낸다.

신중국 60여년, 중국의 방향은 공업화였다. 이 기간에 중국은 경제지표상으로 연평균 8%의 고속성장을 이루었다. “원주민 인구가 1억을 넘는 개발도상국 가운데 오직 중국만이 공업화 초기에 자본의 원시적 축적을 완수하고, 공업화 중기의 산업 확장과 구조조정 단계로 발전했다”는 게 저자의 평가다. 더구나 중국의 자본 축적 과정은 외부자본이 제로에 가까운 조건에서 이뤄진 것이었고, 대외 침략을 통한 식민화라는 서구 모델을 따르지 않고 완성한 것이었다.

저자는 신중국 공업화 과정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한 뒤, 두 가지 질문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중국은 어떻게 원시적 자본의 집중과 축적을 외부의 도움 없이 내향형으로 실현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공업화 시기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심각한 경제 위기들을 거치면서도 어떻게 각종 정치·사회 문제가 폭발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는가?

오랫동안 농촌 문제를 연구해온 저자는 그 대답을 중국의 농촌에서 찾는다. 서구에서는 위기가 발생하면 그 대가를 모두 전 세계 다른 지역으로 전가해왔다. 이를 ‘비용전가론’이라고 한다. 중국은 경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의 도농 이원구조에 의지해서 위기의 비용을 농촌으로 전가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중국의 경제 위기, 그것도 지난 60여년간 여덟 번이나 경제 위기를 겪어왔다는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중국공산당, 문화대혁명, 권력 교체, 천안문 사태 등도 경제 위기와 관련지어 색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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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