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안배·계파 척결’ 밝혔지만… 安의 사람들 ‘약진’

입력 2016-07-07 04:01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가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국민의당은 6일 기존 최고위원을 대체할 11명의 비상대책위원을 임명, 이 중 ‘안철수계’ 인사가 5명을 차지했다. 새 지도부 구성 기준으로 내세웠던 ‘지역 안배’ ‘계파 척결’ 중 절반만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도 제기되고 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성식 정책위의장(서울), 조배숙(전북) 주승용(전남) 권은희(광주) 신용현(비례대표) 의원이 비대위원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원외 인사로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충청), 정호준 전 의원(서울), 김현옥 부산시당위원장(부산·경남), 정중규 내일장애인행복포럼 대표(대구·경북)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청년 남성, 조성은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 이사는 청년 여성 몫으로 지도부에 참여하게 됐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현역과 원외의 조화를 이뤘고 지역을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전 대표가 이 전 최고위원을, 천정배 전 대표가 조 이사를 추천했다”며 전직 공동대표의 의중도 공개했다.

당내에서는 “지역 안배에는 성공했지만 계파 안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인사인 한 구청장, 김 위원장, 정 대표가 취약 지역 몫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김 의장, 이 전 최고위원도 안 전 대표와 가까워 비대위원 11명 중 5명이 안철수계인 셈이다. 호남 의원은 3명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취약 지역 대표선수들이 안 전 대표와 가깝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당장 호남 의원들은 비대위 인선에 반발했다. 한 초선 의원은 “친안(친안철수) 일색”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대주주가 문재인 전 대표라면 국민의당 대주주는 안 전 대표”라고 했다. 이 같은 당내 불만을 인식한 듯 박 위원장은 비대위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우린 마치 호남 향우회처럼 보일 것”이라며 “호남을 단결시키면서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라고 달랬다.

하지만 호남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된 ‘조기 전대론’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임시 지도부가 당을 전당대회가 예정된 내년 초까지 이끌고 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을뿐더러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해 박 위원장에 쏠려 있는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당 조직이 미비해 당장 전대는 힘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조만간 원내대표 직을 내놓는 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비대위 인선에서도 호남을 홀대했고 조기 전대도 힘들다면 원내대표직을 호남에 배려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중도 개혁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정치뉴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