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性스캔들’ 폭탄… 성폭행 혐의 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16-07-07 04:01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29)가 성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혐의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강정호는 선수 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 맹활약 중인 ‘코리안 메이저리거’ 위상뿐 아니라 한국의 국가 이미지도 추락할 개연성이 높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은 5일(현지시간) “강정호가 지난달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위해 시카고에 왔을 때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0대 여성을 만났으며, 이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경찰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달 17일 ‘범블(bumble)’이라는 데이트 앱을 통해 만난 여성 A씨(23)를 시카고의 한 호텔로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다음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강정호가 주는 술을 마시고 15∼20분 동안 정신을 잃었으며 그 사이 강정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갈 때에도 정신이 완전히 깨어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틀 뒤인 지난달 19일 인근 병원을 찾아가 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rape kit) 검사를 받았고, 10일 뒤 경찰에 신고했다. 현지 경찰은 이 여성이 한국인인지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의 프랭크 코넬리 사장은 공식성명을 통해 “우리는 강정호에 대한 (성폭행) 주장을 인지하고 있었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따라서 MLB 사무국과 메이저리그선수노조(MLBPA)와 협력해 왔고, 이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언급할 건 없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이 사건 관련 질문을 쏟아내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도 강정호가 변호사를 선임했는지를 포함해 사건 관련 질문에 침묵했다.

강정호는 혐의가 입증될 경우 중징계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전 경기 출장정지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메이저리그 퇴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혐의를 벗어나도 징계는 피하기 어렵다. MLB 사무국과 MLBPA는 지난해 8월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했다. 이 협약은 사건 관련 선수가 사법처리 되지 않더라도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협약이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관련 사건을 일으켜 징계를 받은 뉴욕 양키스의 아롤디스 채프먼(28·쿠바)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됐지만, MLB 사무국은 형사처벌 유무와 상관없이 3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가 징계받을 경우 협약 발표 후 처음 성폭력으로 처벌받는 선수가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MLB 사무국은 “시카고 경찰이 이번 심각한 일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조사 과정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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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