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감 스포츠] 공연예술로 승화된 응원가

입력 2016-07-06 18:50
아일랜드 팬들의 응원. AP뉴시스

현대 축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응원가이다. 팬들이 지휘자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때로 응원가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양 팀의 팬들은 응원가로 서로 싸운다. 축구장에선 두 가지 싸움이 벌어지는 셈이다.

유로 2016에서도 여러 국가 응원가가 메아리쳤다. 가장 인상적인 응원가는 녹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아일랜드 팬들이 두 팔을 치켜들고 부른 ‘아덴라이 평원(The Fields of Athenry)’이었다. 이 노래는 대기근 당시 굶주리는 가족을 위해 옥수수를 훔치다 붙잡혀 호주로 유배 가게 된 남편과 아내의 이별을 다루고 있다.

응원전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기원설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찬송가설’이다. ‘축구 종가’ 영국에서는 운동 경기를 시작하기 전 주민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전통이 있었다. 음악대와 지휘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오늘날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FA컵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에 ‘나와 함께하소서(Abide with Me)’를 합창하는 모습에서 이 전통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국제대회가 늘어나면서 응원가는 축구문화로 자리 잡았다. 응원가 덕분에 축구는 단순한 공놀이에서 한 편의 거대한 공연예술로 승화됐다.

김태현 스포츠레저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