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기대감 속 “아직은… ” 여전한 신중론

입력 2016-07-06 17:28

7월 국내 증시의 향방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6월 말 시작된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낙관론도 있지만, 박스권에 갇힌 지지부진한 흐름을 예상하는 의견도 나온다.

“박스권 못 벗어날 것” vs “주식 비중 늘려야”

하나금융투자가 제시한 이달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1900∼2030선으로 상단이 높지 않다.

이재만 연구원은 “달러와 유가의 방향성 상실과 주가 기대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에 공통 주도 업종이 없는 상황”이라며 “2011년 하반기처럼 주식시장이 삼성전자와 비(非)삼성전자로 양분될 경우 코스피는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2011년 4분기부터 2012년 1분기까지 코스피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남유럽 재정위기 여진 등의 영향으로 지지부진했으나,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나 홀로 치솟았다.

키움증권은 코스피가 1900∼205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달 후반으로 가면서 상승 탄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브렉시트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종전의 2250에서 2180포인트로 약간 낮췄다. 이달 코스피 예상 밴드는 1930∼2050선이다. 박소연 연구원은 “브렉시트 영향이 일일천하로 끝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5∼6월의 조정기를 거치며 불확실성은 옅어졌다”며 “코스피의 점진적인 우상향 추세는 브렉시트로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당분간 불확실성이 확대되더라도 꾸준히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KB투자증권은 “시가총액 상위 업종들의 양호한 2분기 실적 발표를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이달 코스피가 1920∼209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코스피 밴드 1920∼2070선으로 상단을 높게 잡았다. 곽현수 투자전략팀장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한국은행 금리 인하 가능성, 양호한 2분기 기업 이익이 코스피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성장주·전차·한국형 리츠 등 주목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시작된 2분기 어닝 시즌(기업 실적 발표가 집중되는 시기)에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화장품, 화학 업종 위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렉시트를 비롯한 악재가 잔존한다는 점에서 시장 방어적 요소인 배당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국고채 3년물 금리와 정기예금 금리를 상회하기 때문에 배당이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에는 이익과 배당이 결합된 배당성장주를 주목한다”며 관련 종목으로 포스코 기아차 SK텔레콤 LG 효성 KCC 만도 동양생명 대교 LF를 꼽았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형 수출주 중에서 IT 섹터와 자동차 업종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자동차는 계절성과 2분기 실적 달성률 등을 고려할 때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안정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네이버와 한국토지신탁, 케이탑리츠 등을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주도 업종의 부재 속에 아시아 톱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아시아 증시 업종 내 시총 상위 5개 기업들 가운데 실적과 현 주가 수준 등을 감안하면 네이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과 케이탑리츠는 리츠(부동산투자신탁회사)가 글로벌 핫 트렌드로 떠오른 데 따른 한국형 리츠 수혜주로 꼽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