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 5.0 지진… 서울서도 감지 ‘역대 5위’

입력 2016-07-06 00:36 수정 2016-07-06 00:39
5일 오후 8시33분쯤 울산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역대 5위 규모다. 원전과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등 위험 시설물에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수도권 일부에서도 진동 감지

기상청은 “이날 지진으로 울산 부산 포항 지역에서 쿵 하는 소리와 건물의 흔들림이 감지됐으며, 경상도를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국민안전처도 “울산 1365건, 경북 1650건 등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총 66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그러나 지진으로 5일 밤까지 인명 및 재산 피해 신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지진을 감지하고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경북 영천에서 야근 중이던 안모(38)씨도 “38년 동안 살면서 이 정도 진동은 처음 느껴봤다”며 “사무실에 있다가 놀라서 밖으로 나가봤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수도권 일부와 충남, 대전에서도 진동을 감지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서울인데 침대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후 9시24분쯤에는 울산 동구 동쪽 41㎞ 해역에서 규모 2.6의 여진이 발생했다.

“원전에는 영향 없어”

한국수력원자력은 울산에 인접한 월성 및 고리원전은 물론 국내 모든 원전이 지진의 영향 없이 안전하게 정상운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진원지에서 가장 가까운 월성본부 부지 내 설치된 정밀 지진 감지기에서 감지했으나 구조물 계통 및 기기의 건전성에는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주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에도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주의’ 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직원 비상소집령을 내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번 지진은 기상청의 1978년 계기지진관측 이후 역대 5번째로 큰 규모다. 역대 1위는 1980년 평안북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규모 5.3을 기록했다. 남한에서는 2004년 경북 울진 동쪽 해역 80㎞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2)이 가장 강했다. 2014년 4월에는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부산·대구·울산=윤봉학 최일영

조원일 기자, 홍석호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