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을 강타한 ‘물 폭탄’으로 5일 전국적으로 인명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하고 일부 도로와 교량 출입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6일까지 중부지역에 최고 150㎜까지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도로 침수·축대 붕괴·정전
이틀 동안 100㎜가 넘는 폭우를 기록한 서울에서는 오전 5시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정전이 발생해 20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인근 공원에서 나무가 고압전선 위로 쓰러지면서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7시 서울 중구 남산동에서 단독주택 축대가 무너져 일가족 5명이 대피했다. 오전 9시20분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 입구 교차로 인근 도로에는 지름 1m, 깊이 1m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동부간선도로는 침수로 인해 오전 9시30분부터 퇴근시간 전까지 녹천교∼성동교 구간이 통제됐고 잠수교도 오전 9시10분부터 양방향 차량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청계천 산책로는 전날 밤부터 전 구간 출입이 통제됐으나 5일 오후 들어 수위가 내려가면서 도심 구간은 해제됐다.
경기 지역도 강한 비로 하천이 넘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10시30분 가평군 승안리 용추계곡 인근 펜션에서는 하천에서 넘친 물이 들어차 방문객 30여명이 대피했다.
오전 8시20분 양주 백석읍에서는 축대가 무너지면서 주택 2채를 덮쳐 이재민 5명이 발생했다. 고양시 일산동구에서는 주택가 일부가 물에 잠겼고 포천시 소홀읍 소하천도 범람했다. 이천과 동두천의 일부 도로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임진강 수위도 상승해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은 군남댐∼임진교∼장남교 15곳에서 경보방송을 하며 하천 주변 주민과 어민 등의 대피를 유도했다. 임진강 횡산수위국(필승교) 수위도 오후 4시쯤 2m를 넘어서 군 당국 등은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사이에만 최고 196.5㎜의 물 폭탄을 맞은 충북 보은군에서는 하천 제방이 유실되고, 축사와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옥천에서도 비닐하우스 1동과 주택 1동이 피해를 입었고 토사유출 8건, 가로수 전도 3건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옥천 하상주차장의 차량 2대가 침수돼 긴급 견인됐고 옥천읍 소정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차량 1대가 고립돼 견인 조치했다.
6일에도 강한 비 예보
서울시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30분 현재 도봉구에 193㎜를 비롯해 서울 지역에 이틀 동안 129㎜의 폭우가 쏟아졌다. 강원도와 경기 북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한강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팔당댐 방류량도 늘어났다.
팔당댐은 오전 10시40분부터 방류량을 초당 3913㎥에서 7451㎥로 늘린 데 이어 오후에는 1만1700㎥까지 늘렸고 시는 반포·이촌·여의샛강 등 한강공원 저지대 침수에 대비했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오전 9시 서울지역 호우경보를 알리고 외출자제 등 안전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서울 및 경기 지역 휴대전화 소지자들에게 일괄 발송했다. 기상청은 6일까지 경기북부지역에 50∼15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침수나 계곡 범람,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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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수위 상승 대피 방송… 2000여가구 정전 ‘암흑’
입력 2016-07-06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