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지역에 대해 조만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5일 “사드 배치에 대한 한·미 실무단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불필요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어 발표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사드 배치 시기 및 지역에 대한 발표는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 전후일 것으로 추정됐었다.
현재까지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사드 배치 시기와 지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합의된 절차에 따라 공동실무단이 협의 중”이라며 “배치 시기와 지역은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방한 중인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가 이날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을 만난 것도 사드 배치와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사드 한반도 배치 협의를 위해 출범한 한·미 공동실무단이 4개월간 충분한 협의를 거쳤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배치 지역과 시기가 거의 결정됐지만 지자체들의 관심이 높은 데다 유력 후보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기도 해 정부가 정치적으로 부담이 적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당초 거론된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경기도 평택, 강원도 원주, 전북 군산, 경북 칠곡, 부산 기장 등 5개 후보 지역과 우리 군 미사일사령부가 있는 충북 음성 등에 대한 현장검증과 전략적인 장단점을 비교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
한·미 공동실무단이 배치 지역 선정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전략적 효용성과 배치 지역 주민들에 대한 유해성 여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한반도 배치를 격렬하게 반대하는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은 주한미군 2사단을 포함한 미군 기지들이 이전하는 한반도 최대 미군기지로 조성되고 있고 수도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 최근 북한이 개량한 300㎜ 신형 방사포의 공격권 내에 있고 중국과 가까운 서해안 지역이라는 게 단점이다.
군산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하층방어 체계인 미군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PAC-3)이 있는 곳으로 사드와의 시너지 효과가 있지만 수도권과 멀다. 원주는 수도권 방어가 가능하지만 휴전선과 지나치게 가까이 있어 북한 장사정포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기장은 유사시 주일미군 기지와 미 본토로부터 증원 전력이 들어오는 전략적 요충지이지만 수도권 방어가 힘들다. 칠곡은 공군기지와 가깝고 미군 전략물자들이 비축된 지역으로 전략적인 보호가 필요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 신형 방사포 사정권 밖에 위치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22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을 태평양상 미군기지인 괌으로 발사할 경우 사드의 첨단 레이더를 통해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요충지이기도 하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사드는 미군무기로 접근이 제한돼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지적에 “사드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주한미군이 지원하는 개념으로 운영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사드의 요격 주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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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사드 배치 지역, 8∼9월 결판난다
입력 2016-07-06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