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공매도 거래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첫 공시된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현황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248건을 공시해 전체 414건 중 59.9%를 차지했다. 메릴린치(34건), 골드만삭스(28건)가 뒤를 이었다.
예상대로 외국인 투자자가 400건(96.6%)을 차지해 비중이 높았다.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동부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NH투자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2건씩 공시를 올렸다.
종목별로는 OCI의 공매도 잔고를 대량 보유한 투자자가 7곳으로 가장 많았다. 호텔신라(6곳) 삼성중공업(5곳)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를 공시한 투자자는 없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공매도 전략을 펴고 있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시행된 공시제도는 개별기업 주식 총수의 0.5% 이상을 공매도한 투자자의 인적 사항과 종목명을 공개하도록 했다. 공매도는 미래에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거래다. 먼저 팔고 나중에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숏커버링)해 갚는 방식이다.
개미투자자들은 그동안 공매도를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해 왔다. 개별 종목의 공매도 비율이 높아지면 주식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세가 가팔라지기 때문이다. 제일약품 소액주주모임 박창호 대표는 5일 “공매도와 주식 대차거래가 많은 국내 증권사에 대한 계좌 해지, 관계사 상품 불매운동 등에 나설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공매도 수량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인 561만여주로 대폭 축소됐다. 공매도 공시에 부담을 느낀 증권사 등이 거래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공매도 공시 수혜주 찾기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공시를 피하려고 숏커버링이 늘어나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와 S-OIL을 수혜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상위 종목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높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있는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대체투자도 주목된다. 동부증권 정승기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에 제약이 생기면서 개별주식선물 거래량과 주식선물중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주식선물 매도는 공매도처럼 해당 종목 주가가 내려가면 이익을 볼 수 있다.
[경제뉴스]
☞
☞
☞
☞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주식 공매도 1위는 ‘모건스탠리’
입력 2016-07-05 18:22 수정 2016-07-05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