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우조선 해외 법인·지사 전수조사한다

입력 2016-07-05 18:05 수정 2016-07-05 18:48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해외지사와 법인의 자금 흐름과 관리 실태 전반을 분석하고 있다. 해외 사업 거점에서 벌어진 회계조작과 비자금 조성 행위 규명에 수사 성패가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대우조선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3∼4개 해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경영비리 단서가 상당수 확보됐다고 한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 측에 해외 법인·사무소 운영계좌와 자금거래 내역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특히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 오만 주택·선상호텔 사업, 싱가포르 소재 페이퍼컴퍼니 등을 중점 수사 대상에 올려놨다. 검찰 관계자는 “장기간 내사와 첩보 수집을 통해 대우조선 해외지사, 출자회사 등의 여러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지분 51%를 보유한 망갈리아조선소는 2004년 이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검찰은 이 조선소가 고재호(61) 전 사장 재임 때인 2012∼2014년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벌인 정황을 확인했다. 5일 새벽까지 20시간 가까이 진행된 고 전 사장 조사에서도 이에 대한 신문이 집중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상태(66·구속) 전 사장 시절인 2008년 설립된 대우조선 오만 법인은 오만 두큼 신도시 프로젝트와 선상호텔 사업을 추진했지만 특별한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대우조선 이사회는 지난해 6월 오만 법인의 해산을 결정했으며, 총 손실액이 3900만 달러(약 45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오만 사업은 남 전 사장의 측근인 건축가 이창하(60)씨의 업체 디에스온이 공사를 수주했었다. 이씨는 오만 법인 고문직에 있으면서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검찰은 오만 법인을 통한 비자금 조성과 이씨의 유착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영국 런던과 노르웨이 오슬로 지사에서 조성된 비자금 50만 달러를 지사장을 시켜 자신의 싱가포르 비밀계좌로 송금하게 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이날 싱가포르 비밀계좌를 관리하면서 남 전 사장에게 14억원가량의 뒷돈을 제공한 정준택(65) 휴맥스해운항공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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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