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지이자 수니파가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3건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슬람교인 수천명이 모여 기도하는 곳 인근에서 테러가 발생하면서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번질 뻔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메디나의 대표적 모스크 ‘예언자 사원’ 인근 검문소 주차장에서 자폭테러가 벌어져 보안요원 4명이 숨지고 5명이 크게 다쳤다고 밝혔다. 메디나는 메카와 함께 이슬람교의 대표적 성지여서 충격을 더했다.
새벽에는 사우디 항구도시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 인근에서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비원 2명이 다쳤다. 오후에도 사우디 동부 카티프의 한 모스크 주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3건의 테러 모두 배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라마단 기간 테러를 독려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일 가능성이 크다고 AP는 밝혔다.
연쇄 테러는 미국 주도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IS 격퇴전에 사우디가 연합군 형태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알카에다와 IS 등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는 사우디 왕가가 서방 국가와 동맹을 맺는 것에 불만을 품고 ‘배교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아랍 국가들은 이슬람 성지인 메디나까지 들이닥친 테러리스트를 맹비난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믿음도 없으면서 종교와 믿음을 표방한다”고 규탄했다. 사우디 왕가와 적대적인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성스러운 무슬림을 모조리 무시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위험한 ‘전염병(테러)’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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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사우디 하루 3건 연쇄테러
입력 2016-07-05 19:15 수정 2016-07-05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