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SC제일’, 은행 통합 간판 교체 미적

입력 2016-07-05 18:21 수정 2016-07-05 21:18
KEB하나은행 명동지점에 5일 아직 옛 하나은행 간판이 달려 있다.

은행들이 바꾼 이름을 간판에 새로 써넣는데 미적대고 있다. 기업 이미지(CI)에 공을 들이던 예전 모습과는 차이가 난다. 저금리 시대에 순이자 마진 감소로 고민에 빠진 은행들의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이유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간판만 보면 5일 현재도 두 개의 은행으로 존재한다. KEB하나은행과 그냥 하나은행이다. 옛 외환은행 지점은 KEB하나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하나은행은 기존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다. 구 외환은행 지점인 300여 점포부터 ‘KEB하나은행’이란 간판으로 교체를 진행 중이며 이게 완료돼야 600여개 옛 하나은행 지점도 ‘KEB하나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7일 전산통합 이전까지는 일부러 간판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산통합 없이는 외환은행 통장으로 하나은행 지점에서 거래가 불가능했기에 고객 혼선을 막으려 간판 교체를 늦췄다는 설명이다.

전산통합 후 한 달 동안 간판 교체를 위해 노력했지만, 전국적으로 900여개 지점이 있어 한번에 바꾸기는 힘들다고 했다. KEB하나은행은 통합 이후에도 법인명으로 ‘하나은행’을 고수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구 외환 90억원, 구 하나 160억원을 들여 연내 간판 교체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근거리에 붙어 있는 옛 외환과 하나 지점 47곳을 통폐합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지난 4월 ‘제일’자를 추가했는데, 석 달간 간판을 교체한 지점은 10%뿐이다. 이전 CI 관리에 총력 기울이던 모습과 차이가 난다. 원래는 ‘한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란 다소 긴 명칭이었다. 일반인이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과거 은행권 1위 성적을 내던 ‘제일’을 부활시켰다.

간판 교체 작업이 더딘 상황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들어 순차적으로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곳에 10여명씩 근무하는 중후장대형 점포를 줄이는 대신 예약 고객에게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 서비스하는 방식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