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주민인 추체링(47)은 매일 아침 10대 초반인 자녀 셋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동충하초 채취에 나선다.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이 학교 대신 산을 헤매는 것은 동충하초로 버는 돈이 가족 수입의 9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동충하초는 ‘히말라야의 비아그라’라 불리며 중국에서 성기능 강화제로 비싸게 거래된다. 티베트와 히말라야 일대 주민은 여름철 동충하초 채취에 생계를 의존한다. 그런데 최근 동충하초 수확량이 급감해 시름이 깊어졌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추의 아들 니먼(13)은 “과거에는 하루 평균 80개씩 캤는데 요즘은 운이 좋아야 50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확량이 급감한 것은 지나치게 많은 수요 탓에 다 자라지도 못한 동충하초까지 무분별하게 캐면서 사실상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최근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개혁이 본격화되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동충하초는 중국에서 뇌물로도 인기 품목이었다고 WP는 설명했다. 2002년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확산될 때 동충하초가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동충하초 가격이 파운드(453g)당 5만 달러(약 5782만원)까지 치솟았다.
기후변화도 수확량 급감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동충하초는 티베트 등 고산지대의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데 지구온난화로 고산지대 강설량이 줄면서 충분히 자라지 못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구온난화 여파가 바다보다도 고산지대에서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티베트 지역 평균기온이 2001∼2012년 0.5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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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 화제] 中 고위관리 뇌물용 티베트 동충하초 온난화에 직격탄
입력 2016-07-05 19:17 수정 2016-07-05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