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다가오는데 안 풀리는 친박… 당권 주자 교통정리 늦어지고 전대룰 결정도 회의적

입력 2016-07-05 18:17 수정 2016-07-05 20:54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성장 경제정책 포럼 창립총회에서 서청원 의원에게 꽃을 꽂아주고 있다. 오른쪽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친박계 일각에선 서 의원 당대표 추대론을 흘리고 있다.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8·9’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권 주자 교통정리나 전대 룰 등 어느 것 하나 뜻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당초 친박계에선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최경환 의원의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출마를 권유하는 의원들은 “박근혜정부 후반기를 힘 있게 뒷받침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실세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비박(비박근혜)계 당권 후보들이 ‘최경환 저격수’를 자처한 데다 범친박계 주자인 이주영 의원마저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자 최 의원 등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됐다.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5일 “최 의원 본인도 (총선 책임론에)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당내 잡음이 나오는 것에 대한 고민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친박계 내부에선 국회 최다선(8선)인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을 대표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최 의원의 불출마를 가정한 일종의 비상대책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김종인·박지원 등 야당 대표들과 협상 파트너로 적임자인 데다 쓴소리를 해도 청와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서 의원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최 의원이 서 의원을 밀면서 빠져주는 모습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정갑윤 조원진 이우현 등 친박계 재선급 이상 의원 10여명은 의원회관에 있는 서 의원 사무실을 함께 찾아 전대 출마를 간곡히 요청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회동 후 조원진 의원이 전했다. 친박 의원들은 “당과 보수 전체 집결을 위해서는 서 의원 같은 경륜 있는 분이 꼭 필요하다”며 계속 출마를 권유하겠다고 밝혔다.

당권 후보 교통정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대 룰 역시 친박계의 의도대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 친박계는 6일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1인2표제에 기반을 둔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고 단일지도체제를 백지화하려 계획했으나 명분싸움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비대위 합의 사안이라 되돌릴 수 없다는 견해가 당내에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박계는 대안으로 의총에서 당대표 선거에 ‘컷오프(예비경선)’ 도입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여론조사를 통해 1∼3위를 선발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1인1표제’ 방식으로 선출하자는 것이다. 후보 난립에 따라 20%대 득표율로 당선되는 사태를 막고 당대표의 득표율을 높여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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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