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코리안 전사… 10-10 이룰 것”

입력 2016-07-06 04:00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지도자, 대한체육회 임원들이 5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올림픽 D-30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영희 기자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과 시차, 지카바이러스, 심각한 치안상황 등을 뚫고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10·10(10개 금메달과 종합 10위)’을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체육회는 5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D-30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리우올림픽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 리우 현지 사정이 좋지 못하다”며 “12시간의 시차와 20시간 이상의 비행거리란 악조건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음식과 훈련장 확보는 물론 치안, 보건환경이 좋지 않다”며 “정치적·사회적 불안정까지 겹쳐 우리 선수단엔 그 어느 올림픽보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회장은 선수단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여러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우리 선수들은 뼈를 깎는 각오와 정신력으로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며 “그동안 흘린 노력과 땀방울은 소중한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10위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몽규 선수단장도 최대의 지원을 약속했다. 정 단장은 “대한체육회와 대회 조직위원회 및 현지 공관, 정부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안전하게 대회에 참가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선수들도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 간판으로 사상 첫 올림픽 양궁 개인전 2연패를 노리는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는 “런던올림픽 때는 바람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부분에는 많이 안정적”이라며 “내 인생의 마지막 올림픽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부르겠다”고 강조했다.

‘꽃미남’으로 유명한 배드민턴 이용대(28·삼성전기)는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이다. 이용대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혼합 복식으로 금메달을 땄는데 런던에선 아쉬움이 남았다”며 “2년간 랭킹 1위를 하고 리우에 가자고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1위로 나가는 만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남자 복식에서 꼭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재일교포 3세로 유도 73㎏급에 출전하는 안창림(22·수원시청)은 리우올림픽 출전이 누구보다 감회가 깊다. 그는 “일본에서 왔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 왔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짧고 굵게 말했다.

런던대회 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따내 깜짝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도 그 기운을 이어갈 조짐이다.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구본길(27·국민체육진흥공단)은 “런던에서 우리 성적이 좋아 국제무대에서 외국팀의 견제가 심해진 상황”이라면서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조금 더 상대 분석에 힘썼고 발 펜싱과 손 펜싱을 같이 훈련해 이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소개했다.

여자 역도 53㎏급에 출전하는 ‘주부 역사’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는 남편 원정식(26·고양시청)과 ‘부부 메달리스트’가 되겠다고 했다. 윤진희는 “긴 공백기가 있었지만 이 자리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 영광”이라며 “남편도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좋은 결과를 얻고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다만 체조에서 ‘도마의 신’ 양학선(24·수원시청)이 사실상 출전이 어려워져 아쉬움이 남는다. 윤창선 기계체조 감독은 “양학선의 회복 정도를 살피기 위해 3번에 걸쳐 자체 평가전을 할 계획이지만 아직도 양학선으로부터 자체 평가전에 참석한다는 연락이 없다”며 “자체 평가전에 3번 모두 참석해서 본인의 기량을 보여줘야만 올림픽에 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못 간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한 번의 ‘우생순(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을 위해 나선 여자핸드볼대표팀의 임영철(56) 감독은 전력 약화를 체력으로 극복할 복안을 세웠다. 그는 “전력에 상관없이 목표는 항상 최고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한 발이라도 더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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