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 목성 품안에… ‘태양계 큰형님’ 20개월간 탐색

입력 2016-07-06 04:07
릭 니바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제트추진연구소(JPL) ‘주노 프로젝트’ 매니저가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연구소에서 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가 어떻게 태양 전지판을 펴는지 브리핑하고 있다.AP뉴시스
스콧 볼턴 주노 프로젝트 수석연구원(왼쪽)과 릭 니바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제트추진연구소(JPL) 프로젝트 매니저가 4일 오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JPL 사무실에서 주노의 목성 궤도 진입 성공을 발표하고 있다. 5년간의 긴 여행 끝에 주노가 목성 궤도에 안착하면서 비밀에 싸여 있는 목성의 신비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 2면>AP뉴시스
기회는 한 번뿐, 실패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었다. 태양계를 가로지른 5년 여정의 성패가 오직 이 한순간에 달렸다. 주 엔진 가동시간이 다가오면서 통제실은 차츰 조용해졌다. 초조한 사람들은 전면에 놓인 대형 상황판을 바라보거나 선 채로 발을 굴렀다. 잠깐의 침묵 뒤, 통제실 안 모든 이가 너나 할 것 없이 일어나 서로를 껴안고 손바닥을 마주치며 환호했다. 탐사선 주노(Juno)가 목성궤도 진입에 성공한 4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통제실 풍경이다.

나사는 홈페이지와 SNS 생중계를 통해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오후 11시53분(한국시간 5일 오후 12시53분) 주노가 성공적으로 목성 궤도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주 엔진을 가동해 속력을 초속 542m 줄여 목성의 중력에 몸을 맡긴 주노는 궤도 진입 뒤 1만8698개 셀로 구성된 약 20m 길이의 태양광 전지 날개를 태양 쪽으로 펼쳤다.

주노는 앞으로 첫 궤도를 53일 동안 비행하면서 장비를 점검한 뒤 목성을 관찰한다. 주노 프로젝트 수석연구원 스콧 볼턴 박사는 “공식적인 관측은 오는 10월 시작되지만 비공식적인 첫 관측 결과를 얻는 건 그것보다 훨씬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노의 임무는 목성의 기원과 발달 과정을 알아내는 것이다. 주노는 궤도를 바꿔가며 목성이 고체 핵을 지니고 있는지를 비롯해 목성의 양극과 자기장 구조, 대기 중 수분과 암모니아의 구성 등을 관찰한다. 태양계에서 가장 먼저 생성된 행성인 목성의 탄생 비밀을 알아낼 경우 태양계의 기원을 알아내는 데도 한 발짝 다가설 가능성이 높다.

나사는 주노에 사람 대신 알루미늄으로 특수 제작한 레고(lego) 인형 3개가 함께 실렸다고 발표했다. 목성의 위성을 처음 발견한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노와 주피터를 형상화한 약 4㎝ 크기 인형이다.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주노는 2011년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로켓에 실려 우주로 떠났다. 지금까지의 총 비행거리는 태양에너지 탐사선으로서는 가장 긴 28억㎞로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18.7배다. 과학계에서는 앞으로 약 20개월간 목성을 공전할 주노가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풀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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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