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숙 피스메이커 상담연구원 원장 “글쓰기는 소통·변화 수단… 내면 치유에 탁월한 효과”

입력 2016-07-05 20:53 수정 2016-07-06 10:11
오경숙 피스메이커 상담연구원 원장은 “모든 치유는 ‘내가 아프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표현할 때 시작된다”고 말했다.

시와 글을 쓰고 나누면서 얻는 위로와 격려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주거나, 혹은 내가 한 말을 다른 사람이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할 때 우리는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쓰기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상처 입은 사람들의 회복을 돕고 있는 오경숙(65) 피스메이커 상담연구원 원장은 그동안 자신이 진행했던 어떤 상담과 치료과정보다 쓰기 치유가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심리치료와 상담을 해오면서 글쓰기가 내면 치유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치유는 ‘내가 아프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표현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 에세이, 일기 등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은 꼭 필요한 경험입니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내 안의 아픔과 고통, 상처, 사랑과 원망, 싸움과 분노 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을 옥죄던 여러 변수들이 삶의 행복을 앗아가는 결정적 변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온갖 내면의 상처와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배우자의 외도, 가족의 자살, 열등감 등 크나큰 상실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려, 깊은 우울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답답했던 무언가가 확 풀어지는 느낌을 가졌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오 원장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한신교회와 지구촌교회 상담실에서 성도들과 지역주민들의 상담을 받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엔 연구원에서 ‘시와 글쓰기 치유반’을 인도하고 있다. 그가 인도하는 시와 글쓰기 치유반의 수업은 단순하다. 각자 그동안 말하고 싶었지만 밖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을 글로 쓴다. 그리고 같은 그룹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슬픔에게 말할 수 있도록 하여라. 말하지 않는 슬픔은 심장이 너무 힘들어서 그것을 터지도록 하는구나.”(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중에서)

또 오 원장은 시와 글쓰기는 소통과 변화, 회복을 위한 아주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쓰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꿈을 꾸게 되고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행복을 떠올리면 정말 행복해집니다. 그 같은 행복감은 그들의 내면의 어두움을 몰아내는 촉매제가 됩니다. 사람들은 소통을 원합니다. 소통이 될 때에 변화와 회복이 이뤄집니다.”

그는 시가 강력한 치유적 힘을 발휘하는 것을 알고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도록 최근 ‘쓰기 치유’(국민북스)를 출간했다. 그동안의 임상경험을 집대성한 ‘쓰기 치유’는 훈련된 인도자 없이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워크북 형태로 구성됐다. 소그룹 모임에 활용할 수 있다. 시와 글쓰기 치유반에서 쓴 글들과 상담 사례를 담았다.

[관련기사/많이 본 기사 보기]








글·사진=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