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스카이 ‘IM-100’ 써보니 고가폰과 맞대결 대신 실속전략… 스피커 ‘스톤’ 따뜻한 감성 매력

입력 2016-07-05 19:12
팬택이 지난달 30일 출시한 스카이 IM-100 패키지는 단말기(맨 위)와 블루투스 스피커인 스톤(중간)으로 구성된다. 제품 뒷면 휠키(왼쪽 하단)를 통해 100단계의 세밀한 음량 조절과 동영상 구간 설정 등이 가능하다. 팬택 제공



법정관리·구조조정을 딛고 팬택이 1년 7개월만에 내놓은 스카이 ‘IM-100’은 제품 곳곳에서 오랜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다. 갤럭시 S7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의 경쟁은 피하되, 친근하지만 실용적 기능으로 사용자의 삶에 녹아들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단말기 이외에 추가로 제공되는 외장형 스피커 겸 무선 충전기인 ‘스톤(STONE)’은 혼자 사는 기자에게 기계 이상의 감성으로 다가왔다. 다만 단말기 자체의 기능은 IM-100의 가격(44만9000원)처럼 중저가폰 수준에 머물러 과거 팬택이 내놓은 ‘베가 아이언’이나 ‘시크릿노트’ 급의 가성비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IM-100의 외관 디자인은 ‘간단함’으로 요약된다. 제조사나 이동통신사 로고가 없어 깔끔했다. 각진 직사각형 디자인은 끝부분이 곡선으로 처리된 최근 휴대전화와 달라 낯설었다. 각진 표면과 5.15인치 디스플레이의 넓은 화면 탓에 처음에는 한손으로 잡기 버거웠다. 그러나 7㎜대 두께와 130g의 가벼운 무게에 금세 익숙해졌다. 일주일이 지나자 쓰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IM-100은 블루투스 스피커 스톤과 함께 할 때 빛을 발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면 침대 맡에 놓인 스톤이 빨간 불빛을 내뿜었다. ‘웰컴 라이팅’ 기능이다.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려주는 느낌을 받았다. 취침 전 음악 감상 시 조금씩 소리가 줄다가 꺼지는 ‘취침모드’나 출근 시간 10∼30분 전에 5분 간격으로 미리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 시그널’ 기능은 크게 특별하진 않았지만 혼자 사는 이에게 유용했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평소 집안에서 음악을 틀어두는 기자에게 스톤은 훌륭한 스피커였다. 최대 6와트(W)의 스피커 출력은 방을 쩌렁쩌렁하게 메웠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감상할 경우 음질이 떨어지는 게 일반 통념이지만, 스톤에는 ‘APT-X’ 코덱이 지원돼 단말기로 음악을 재생할 때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스톤의 무선충전 기능도 쓸 만 했다. 단말기를 스톤 위에 올려두기만 하면 된다. 다만 완충까지 250분 정도가 걸려 급할 때는 충전기를 직접 연결하는 유선 충전(105분)을 써야 했다. 스톤을 충전하는 상태에서만 단말기 무선 충전이 가능한 점, 외출 시 무게 490g의 스톤을 계속 들고 다니기 어려운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스톤과 더불어 IM-100만의 특징인 제품 뒷면의 ‘휠키’는 편리했다. 휠키를 조작해 무려 100단계의 섬세한 음량 조절이 가능했다. 친구와 메신저를 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다 휠키 한 번만 누르면 바로 음악이 실행되는 ‘원플레이어’ 기능도 편리했다. 셀카를 찍을 때 휠키를 이용해 타이머를 설정하고, 잠금 화면에서 휠키를 누른 뒤 돌리면 쉽게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동영상 시청 시엔 휠키를 돌려 1초 단위로 보고 싶은 장면 탐색도 가능했다. 휠키를 만지작 대며 ‘혼자 놀기’ 딱 좋았다. 다만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서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에는 휠키가 적용되지 않아 기존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터치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다.

카메라 성능은 무난했다. 후면 1300만 화소, 전면 500만 화소 카메라를 통해 일상적인 사진을 찍는데 부족함은 없었다. 선명도가 아주 높진 않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다른 휴대전화와 큰 차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쟁을 탈피해 소비자의 일상에 파고드는 팬택의 전략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된 IM-100은 지난 주말 4000대 가까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가폰 판매량 치고는 초반 성적이 좋은 편이라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IM-100은 지난달 24일부터 진행된 예약 판매에서도 7000대가 팔리며 흥행을 예고했다. 팬택 관계자는 “단말기의 새로운 디자인과 스피커인 스톤을 두고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