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급식 뒤에는… 200억대 납품한 ‘가짜’ 급식조합

입력 2016-07-04 17:56 수정 2016-07-04 18:27
학교급식 납품 입찰을 위한 9개 위장업체를 설립한 뒤 협동조합을 만들고 PC 원격조종으로 입찰에 참여해 200억원대의 식자재를 납품한 일당 1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허위 협동조합을 설립해 중복 응찰하는 수법으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김모(4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 식자재 협동조합이라는 허위 조합을 설립해 9개의 조합 소속 위장 업체를 만든 뒤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에 중복 입찰하는 수법으로 모두 1015회에 걸쳐 낙찰받아 205억원 상당의 식자재를 부산지역 640곳 초·중·고교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강서구의 한 사무실에서 원격지원 프로그램을 이용, 각 소속 업체 PC를 원격조종하며 입찰에 참여해 감독기관의 눈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식자재 납품 전자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와 종사자가 6개월마다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보건소장 명의의 건강진단 결과서까지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또 사업장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지 않은 채 소독업체로부터 소득실시증명서만을 발급받아 등록하는 등 식자재 공급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87.7%로 저가 입찰을 받은 뒤 쌀 두부 콩 야채 생선 등 농수산물 식자재를 공급한 것으로 드러나 식자재의 품질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은 일부 학교는 교육청을 통해 식자재의 교환과 반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뉴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