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네타냐후, 온건 군부와 전쟁 중

입력 2016-07-04 18:50 수정 2016-07-04 21:35
베냐민 네타냐후(66) 이스라엘 총리가 온건보수 성향인 군부 세력과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란을 향한 강경노선을 둘러싸고 군부를 중심으로 비판이 격렬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전 정권에 친화적인 군부 세력을 갈아엎는 모양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올해 당선될 차기 미국 대통령이 두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군인 출신인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는 지난달 16일 연설에서 정부가 파시즘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바라크뿐 아니라 모사드와 신베트 등 정보기관 전직 수장과 유명 군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네타냐후에 맞서고 있다. 얼마 전까지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타미르 파르도 전 모사드 국장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 성향인 측근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을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극단적인 군사행동을 주장하는 매파지만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군사적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다. 군부에 대한 보복 인사 성격이 짙다. 네타냐후 정부에서 일한 군사·보안 인사 17명 중 13명이 갈리는 등 비판적인 인사를 일방적으로 숙청하는 양상이다.

네타냐후가 군부를 견제하는 데는 정치적 이유도 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온건파이자 전쟁영웅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들이 군부를 대부분 장악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라빈 전 총리가 암살된 뒤 6개월 뒤 치러진 선거에서 총리에 당선됐다.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도 이스라엘 내부의 권력투쟁은 달갑지 않다. 폴리티코는 이란 핵협상에서 이스라엘이 극력 반대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미국이 앞으로도 힘든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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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