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숍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본격화를 앞두고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카카오가 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존에 사업을 하던 중소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는 12일부터 카카오 헤어숍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하고 일선 헤어숍에 일정을 통보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헤어숍 솔루션 업계 1위 업체인 하시스를 인수하며 관련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하시스가 보유한 회원사만 9700곳이 넘어 카카오 헤어숍 서비스가 시작되면 업계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전 국민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O2O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을 출시했고 올해 안에 카카오주차, 카카오홈클린(가사도우미 서비스)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는 “개선할 여지가 있다면 어떤 분야라도 뛰어들 수 있다”는 관점으로 직접 O2O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미 대기업 수준으로 훌쩍 커버린 카카오가 골목상권까지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장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던 대리운전 분야는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하는 운전기사에 불이익을 주는 일부 대리운전 업체를 대상으로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소업체들은 카카오와 경쟁하기 위해 네이버의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헤어숍 솔루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벤처기업 예스오예스는 최근 네이버가 중소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톡톡, 지도, 비즈콜 등의 서비스를 자사 프로그램 ‘핸드SOS’에 접목시켰다. 보유하고 있는 미용실 데이터베이스를 네이버 검색에 노출시켜 네이버를 통해 고객이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약 서비스도 ‘네이버 예약’을 통해 할 수 있다. 검색 품질 향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네이버로선 풍부한 미용실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할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선 검색 점유율 1위인 네이버를 통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예스오예스 외에 2곳의 뷰티 관련 스타트업 기업도 네이버와 제휴를 모색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4월 소상공인과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하는 내용의 ‘프로젝트 꽃’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사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O2O 전략이 직접 사업에 뛰어들어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면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쪽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하지만 네이버 플랫폼을 택한 중소업체 역시 네이버에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업체들이 대기업 진입을 저지하는 목소리는 낼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경제뉴스]
☞
☞
☞
☞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카카오, 골목까지 영토 확장 VS 네이버, 업체에 플랫폼만 제공
입력 2016-07-05 0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