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IS, 亞도 ‘타깃’… 한국도 ‘불안’

입력 2016-07-04 04:02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1일 발생한 테러로 22명이 숨진 사건은 국제 테러가 기존의 유럽·미국에서 아시아권으로 본격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다카 테러의 배후인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과거 한국도 ‘십자군 동맹국’으로 규정한 적이 있어 아시아권의 테러 확산은 우리나라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S가 지난 몇 개월간 벌여온 테러 양상은 그들의 ‘생존전략’의 변화로 볼 수 있다. 130명이 숨진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32명이 사망한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 36명이 희생된 지난달 28일의 터키 국제공항 테러 등은 점점 위축돼가는 IS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차원의 테러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IS가 이라크·시리아에서 패퇴하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로 지지자들을 결속시키려는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소프트 타깃 테러가 이제는 아시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IS에 아시아는 테러 대상이기보다 대원을 모으기 위한 ‘리크루팅 창구’였다. IS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서 온라인으로 전사 모집을 해왔다. 이들 나라에 교육 수준이 높은 ‘엘리트형 젊은 무슬림’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온라인 전사 모집을 차단하고 나서면서 IS는 아시아에서도 ‘자생적 테러’를 확산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아시아 각국의 자생적 테러단체를 규합해 이들이 벌이는 테러가 자연스럽게 ‘IS에 의한 테러’로 비치게끔 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NYT는 “그동안 서방사회는 자생적 테러 조직이 IS를 매개로 국제화되는 걸 가장 경계해 왔는데 지금 아시아에서도 그게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시아는 테러 효과가 큰 국제 관광지가 많아 IS가 직접 테러 대상으로 삼기 좋은 장소다. 지난해 8월 태국 방콕의 관광 명소인 에라완 사원 테러로 20명이 숨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또 아시아의 경우 기독교나 힌두교, 무슬림 내 시아파 등 소수 종파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테러를 통해 ‘종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IS가 전략을 수정한 이유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아시아에 IS가 규정한 ‘십자군 동맹국’이 여럿 있는 것 역시 향후 테러가 증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카 테러 후 IS는 성명에서 “다카의 십자군 전쟁 참전국 시민들을 테러했다”고 주장했다. IS는 지난해 60여개국의 십자군 동맹국을 공개하면서 한국 일본 호주 중국 대만 등 아시아국을 다수 포함시켰다.

여야 정치권도 테러에 대한 대비를 주문했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테러가 아시아권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테러방지책을 마련해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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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