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출마·최경환 주중 결정… 與당권경쟁 점화 채비

입력 2016-07-04 04:01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의 새누리당은 온 몸이 썩어가는 중병에 걸렸다”며 계파 청산을 강조했다.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범친박(친박근혜)계인 이주영 의원이 3일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비박(비박근혜)계 김용태 의원에 이은 두 번째 출사표다. 당권 레이스의 판을 좌우할 최경환 의원도 이번 주엔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8월 9일 전당대회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화합 대혁신 정권재창출의 적임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4·13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한 인사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했다. 또 민생 회복을 위한 당정청 일체론과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를 내걸었다. 완주 의사도 분명히 했다. 그는 친박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을 묻자 “당이 당면한 과제를 누가 잘 해낼 수 있느냐를 봐야지 계파 시각에서 단일화 운운하는 건 옳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당사엔 이 의원 지지자 30여명이 찾아와 박수를 치며 이름을 외쳤다.

이 의원은 최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가장 유력한 주자라는 평가가 많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 기획단장을 지냈고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도 맡았지만 계파를 전면에 내세우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거부감이 적다는 게 강점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히고 의원들을 두루 만나 표심을 다져왔다. 이날 회견에서도 말투와 행동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최 의원이 출마하면 비박계가 ‘최경환 저지’를 위해 비박 후보 대신 이 의원을 물밑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전당대회 D-30인 오는 9일 전에 최경환 변수가 사라지면 출마를 고심 중인 친박 후보들도 잇따라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철 홍문종 이정현 의원이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비박계 주자인 정병국 의원은 6일 의원총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논란이 매듭지어지면 10일쯤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전 대표 시절 제1사무부총장을 지낸 강석호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책임당원 권한 강화,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정례화, 당 외연 확장, 당헌·당규 위반 시 출당 등 페널티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전 대표는 강 의원에게서 이런 구상을 듣고 “좋은 뜻으로 전당대회에 나간 만큼 최선을 다하라. 여러 가지로 적임자다”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이날 지도부 출마를 선언한 두 의원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의견을 모은 당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당권 주자들의 선거 캠프도 관심을 끈다. 이 의원과 김 의원은 당사 맞은편에 있는 대하빌딩에, 정 의원도 역시 당사 앞 대산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대하빌딩은 멀게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있던 건물이고, 2014년 7·14전대 땐 김무성 서청원 후보가 사무실을 냈던 곳이다. 이 의원과 정 의원은 모두 11층에 사무실을 내 경선에서 1등을 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