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생존자·노벨평화상 수상한 엘리 위젤 타계

입력 2016-07-03 19:18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사진)이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위젤이 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팔에 수감번호 A-7713이 새겨진 위젤은 16세 무렵 나치 수용소를 탈출한 이래 평생 수십권의 저술 활동을 통해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전까지 미국으로 탈출한 유대인들은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이를 제대로 알리는 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특히 위젤이 나치 치하에서 십대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흑야(Night)'는 홀로코스트 관련 저작 중 명작으로 꼽힌다. 1960년에 영어로 번역되어 출판된 이 책에는 수백만명이 죽은 가운데 살아남은 죄책감과 학살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둔 신에 대한 의문 등 철학적 메시지가 담겼다. 이 외에도 위젤은 소설과 에세이, 르포, 희곡과 칸타타 등 다양한 양식으로 홀로코스트를 세상에 알렸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위젤은 1986년 “평화와 속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의 메시지를 인류에 전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