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선에서 여야 모두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맬컴 턴불(61) 총리가 던진 조기총선 승부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양당 모두 과반 확보를 위해 소수정당이나 무소속 당선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애쓰는 형국이다.
3일(현지시간) 호주 선거관리위원회(AEC)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자유당-국민당 연합이 65석, 제1야당 노동당이 6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둘 모두 전체 의석 150석의 과반인 76석에는 한참 모자란다. 13곳이 개표 결과 박빙인 가운데 기타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 당선이 확실시되는 곳은 5곳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에도 불구하고 턴불 총리는 시드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 내부 분석에 따르면 개표가 끝날 경우 자유당-국민당 연합이 단독 과반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5일까지 이어질 우편·부재자 투표 결과가 대부분 여당을 지지할 것이란 기대감을 표출한 것이다. 의무투표제가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1560만명 중 220만명이 우편·부재자 투표를 했다.
턴불 총리는 지난 5월까지 정부의 노동개혁안이 상원에서 2차례 부결된 뒤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결정했다. 국민당과의 연합으로 안정적인 의석과 임기를 확보한 뒤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었다. 투표 직전까지 베팅 업체 등이 내놓은 배당률에서도 자유당-국민당 연합의 우위가 예상되는 등 여권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의 개표 추세대로라면 여야 모두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헝 의회(hung parliament)’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 뒤 6년 만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호주 원주민 여성이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ABC방송은 원주민 여성인 노동당 린다 버니가 시드니 남부 바턴 지역구에서 자유당의 니콜라스 바르바리스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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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승부수 던졌는데 또… 濠총선 ‘헝의회’ 가능성
입력 2016-07-03 18:03 수정 2016-07-03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