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매개로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국내 처음으로 설립됐다.
자전거교회(채경묵 전도사)는 3일 경기도 하남시 대청로 137번길 42의 214.5㎡(65평) 크기 창고형 건물에 예배당과 자전거 수리센터, 샤워실, 자전거 세차장 등을 갖추고 문을 열었다. 팔당대교 남단인 이곳은 서울 잠실 선착장에서 자전거로 1시간 걸리는 위치다. 교회당 300m 옆에선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대형쇼핑몰이 공사 중이다.
교회의 ‘개척 멤버’는 채경묵(55) 전도사의 가족과 신자 등 모두 8명이다. 이 중 5명은 5∼6년 전 채 전도사의 전도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채 전도사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사역자로 내년 1월 목사 안수를 받는다. 그는 “자전거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고 싶다”면서 “인근 주민들과 라이더들이 자전거를 수리하고,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센터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전도사는 10년 전부터 자전거를 통해 복음을 전해왔다. 서울 대치동 극동교회(손길성 목사) 전도사였던 그는 5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자전거 동호회 ‘강남송파자전거연합’을 운영하며 온·오프라인에서 자전거 라이딩과 봉사활동을 선도했다. 자전거 수리실과 자전거교실을 운영하며 자전거의 이론과 실제, 안전수칙 등을 교육했다. 회원들에게 복음도 전했다.
축적된 자전거 전도 노하우를 지역 교회에 전수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경기 지역에서 자전거 전도를 하고 있는 15개 교회는 모두 채 전도사가 노하우를 알려준 곳이다. 그는 단체 라이딩만 2500회 참가했고, 수천명의 라이더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교회 창립 멤버인 최병희(55)씨는 “교회 문턱이라고는 가 본 적이 없었는데 5년 전 채 전도사를 만나 예수님을 믿게 됐다”며 “자전거 하나로 얘기가 통했고 자전거를 정성껏 고쳐주는 그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채 전도사가 자전거 교회 설립을 꿈 꾼 것은 2009년부터다. 자전거는 환경 교통 건강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도구였다. 특히 창조질서 보존이라는 점에서 자전거는 ‘기독교적’이었다. 자전거 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채 전도사는 “자전거 전도에 나서면서 교회 설립을 생각했다”며 “자전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이용한다. 이보다 나은 전도 매개체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올 가을부터 자전거 전도학교도 열 계획이다.
이날 교회 창립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손길성 목사는 “자전거교회는 특수교회다. 자전거 열풍 속에 봉사하며 전도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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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국내 첫 ‘자전거 교회’… 쉼과 복음 선사
입력 2016-07-03 19:10 수정 2016-07-04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