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 경제가 갈 길이 먼데 벌써 잠재성장률 저하 등 각종 경제 선진국형 문제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만난 이용희(65·사진) SK㈜ 감사위원장은 현재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규정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활동인구 감소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계속 떨어져 걱정이라고 했다.
실제 BNP파리바 등 글로벌 은행들은 70∼80년대 9%를 상회하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3% 초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쓴 ‘위기의 한국경제, 그 기회를 말하다’를 5일 출간한다. 2012년부터 3년간 서울대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강의한 내용 등을 엮었다.
그가 책에서 내놓은 대안은 ‘기업가 정신’의 부활이다. 이 위원장은 “각종 불합리한 규제가 기업들이 돈 되는 사업에 뛰어들지 못하게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밝힌 공식 규제 건수는 1만4608개에 이른다. 이 위원장은 “각 정부마다 불합리한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98∼99년을 제외하고는 의미 있게 규제가 감소한 시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선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를 문제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33년간 재경부 등에서 일한 ‘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에서 한 일을 평가하는데, 과거 한 일에 항상 현재의 잣대를 들이댄다”며 “공무원들은 나중에 책잡힐 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각종 인허가 규제를 신고·등록제로 완화해도 일선 공무원들이 기업의 신고·등록을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도 기업도 모두 경직된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또다시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글=정현수 기자,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이용희 SK㈜ 감사위원장 ‘위기의 한국경제…’ 출간
입력 2016-07-03 19:18 수정 2016-07-03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