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일은 흡연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이나 인상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2월 25일은 금연 치료를 하는 의사들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국가 금연치료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다.
금연치료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전문가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12주간 6회 상담하면서 성공률이 높은 금연 약 치료를 병행하면 4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정부는 지난해 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다가 올해부터는 아예 금연 상담 및 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그동안 담배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이후 흡연자들의 금연실천을 돕기 위해 1인당 수십만원씩 지원하고 있는데 힘입어 금연 실천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국민 흡연율도 크게 떨어졌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 듯하다. 흡연율이 약간 낮아지긴 했으나, 기대만큼은 아니다. 많은 흡연자들이 계속 담배를 사고 있고, 그로 인해 지난해 한 해 동안 세수가 3조6000억여원이나 늘어났다고 한다.
나는 매일 진료실에서 많은 환자와 보호자를 만난다. 아직도 이들 가운데 흡연자가 수십명에 이른다. 자녀의 학생검진을 위해 방문한 학부형, 본인의 건강검진이나 다른 문제로 병원을 찾는 건강한 사람들 속에서 흡연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국가 금연치료지원 프로그램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내게 진료를 받으러 오는 모든 흡연자에게 금연을 권고하고, 가족 중 흡연자가 있을 경우에도 국가에서 금연치료를 지원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나름 꽤 열심히 알려왔는데,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는 본래 의도에 진정성을 더하려면, 세수 확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금연치료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정부의 각종 금연지원 정책이 빛을 발해 우리 국민의 흡연율 감소와 질병 예방 및 건강 증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유태호 H+양지병원 가정의학과장
[헬스 파일] 담뱃값 인상과 금연치료 지원… 금연 지원 1인당 수십만원 더 많이 알려야
입력 2016-07-04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