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뜨거운 여름’

입력 2016-07-03 19:08
정명훈 전 감독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피아니스트 조성진
작곡가 진은숙
서울시향의 하이라이트 공연은 여름에 집중돼 있다. 올해는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까지 잡혀 있어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한다.

서울시향은 오는 7∼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독일 거장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지휘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과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한국계 독일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이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려준다. 에센바흐는 정 전 감독 퇴임 직후인 지난 1월에도 지휘를 맡아 호평을 받았다.

이어 15일엔 지난해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 무대가 기다린다. 조성진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얀 파스칼 토틀리에가 지휘를 맡는다. 이날 공연은 이미 지난해 11월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이후 지휘자 교체에 따른 일부 취소 티켓 역시 모두 팔렸다.

8월은 5일 서울시향 첼로 수석인 주연선을 중심으로 단원들이 꾸미는 ‘실내악 시리즈Ⅰ: 아메리칸 나이트’로 문을 연다. 제목처럼 거슈윈, 볼컴 등 미국 작곡가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5일 야외에서 대규모로 열리는 광복절 기념음악회는 지난 10년간 지휘를 맡았던 정 전 감독을 대신해 부지휘자 최수열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18∼19일 롯데콘서트홀이 개관 기념으로 작곡가 진은숙에게 위촉한 관현악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 세계 초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명훈 전 감독이 지난 4월 이 공연의 지휘자로 최종 결정됐다. 정 전 감독과 시향이 8개월 반 만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어 24∼25일엔 이스라엘의 엘리아후 인발 지휘로 브람스 교향곡 2번과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등을 연주한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올가 케른이 협연자로 나선다.

한편 2014년 12월 일부 직원들이 박현정 전 대표에 대해 인권유린이라는 호소문을 내며 촉발된 서울시향 사태는 현재 박 전 대표와 정 전 감독의 소송전으로 비화된 상태다. 지난 6월 중순 박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 검찰은 현재 프랑스에 체류 중인 정 전 감독이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계획이다. 정 전 감독은 공연 스케줄상 7월 말이나 8월 초쯤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향에 다시 한 번 여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향으로서는 이래저래 뜨거운 여름이 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