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슈퍼리그(1부 리그) 장쑤 쑤닝으로 날아간 ‘독수리’ 최용수(43·사진) 감독의 차이나 드림이 시작됐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취임 일성을 날렸다. “서로 존중하는 친구처럼 합심해 목표를 실현하자.” 심플했지만 강렬했다.
장쑤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지난 29일 출국해 난징에 입성했다. 계약 기간은 2년 6개월로, 지난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최 감독은 2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각) 안방인 난징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랴오닝 훙윈과의 정규리그 16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현재 장쑤는 8승5무2패(승점 29)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랴오닝은 9위(승점 17·4승5무5패)에 자리를 잡고 있다. 최 감독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기에 좋은 상대인 셈이다.
장쑤는 슈퍼리그의 신흥 강호다. 2015년 12월 중국 최고의 가전 유통기업 쑤닝 그룹은 약 940억원을 들여 장쑤를 매입했다. 이어 알렉스 테세이라(26)를 비롯해 하미레스(29), 브라질 대표팀 출신의 조(29), 트렌트 세인스버리(24) 등을 영입했다. 이들을 데려오며 무려 1000억원을 넘게 썼다. 그러나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선수단 장악에 어려움을 겪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장쑤 구단은 페트레스쿠 감독을 경질한 뒤 최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장쑤 구단은 최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선수들은 프로 의식과 근성이 부족한 편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 담배를 피우는 선수가 있었을 정도다.
최 감독은 여러 가지 면모를 가지고 있다. 최전방에서 적과 싸우는 장수이자 최후방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책사이기도 하다. 또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 스승이자 선수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친구이기도 하다. 젊은 나이에 이런 리더십으로 2011년 감독대행 시절부터 지난달까지 FC 서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 감독은 슈퍼리그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감독들과 경쟁해야 한다. 슈퍼리그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광저우 헝다), 스벤 외란 에릭손 감독(상하이 상강) 등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즐비하다. 또 홍명보 감독(항저우 뤼청) 등 4명의 한국인 지도자들도 활약하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30일 취임식에서 “장쑤 감독직을 맡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함께 더욱 빛나는 꿈을 만들어 나가자. 여러분이 이 꿈을 실현해 나갈 주인공들이다”고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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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중국 슈퍼리그에 새 둥지 튼 독수리, 2일 밤 데뷔… 첫 승 사냥 노린다
입력 2016-07-01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