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들면 다리가 불편… 철분 주사요법으로 잡는다

입력 2016-07-03 18:44
조용원 교수는 도파민제로 치료를 받는 국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약 30%가 부작용 문제를 겪고 있어 철분 주사제와 같은 대체 요법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미미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었다고 밝혔다.

잠자리에만 누우면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불쾌한 느낌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직장인 A(36)씨. 그녀는 낮에 활동을 할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밤만 되면 종아리 불편감이 생겨 고민이다. 밤에 다리가 불편하니 수면을 잘 취하지 못하는 날이 다반사다.

A씨의 경우처럼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되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 장애가 발생할 경우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국내에서 성인 인구 기준으로 약 3.6%(149만 명)의 유병율을 보이는 질환으로 잠들기 전 다리 저림, 통증 등 이상 증상이 생겨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도파민 전달체계 이상, 철분 부족 등이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는 낮 동안도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무기력함과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치료법으로 도파민제가 1차 치료약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모든환자에서 효과있는 것은 아니며, 장기간 복용 시 증상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기존 철분제 역시 경구용은 낮은 흡수율과 부작용 등으로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철분주사제인 ‘Iron sucrose’는 효과 불충분, ‘Iron dextran’은 아나필락시스의 안전성 문제가 있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하지불안증후군의 새로운 치료법이 세계학회에서 주목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덴버에서 열린 ‘2016년 미국수면의학회(AASM)’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철분주사 요법이 소개됐다.

이번 발표 내용은 조용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신경과 교수가 2014년부터 2년간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용량 철분 주사제 ‘페린젝트’의 임상 연구 결과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JW중외제약의 페린젝트를 투여 받은 환자가 위약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 32명에게 페린젝트 1000mg을 1회 투여한 결과 위약을 투여한 32명에 비해 6주차부터 증상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페린젝트를 투여 받은 환자 중 약 3분의 1은 30주 동안 추가적인 치료약물이 없어도 효과가 유지됐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적으로 고통 받는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에 대한 페린젝트의 뛰어난 효과를 입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해당 임상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케팅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린젝트는 고용량의 철분을 공급해 철 결핍을 개선시키는 철분주사제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