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6, 영웅들의 명암] ‘돈 잔치’ 유럽축구선수권… 우승상금, 월드컵 맞먹어

입력 2016-07-01 18:29 수정 2016-07-01 21:37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는 단일종목 대륙대항전 중 가장 막대한 자본을 굴리는 ‘돈 잔치’다. 우승상금만 해도 월드컵과 맞먹는다. 유로 2016의 우승상금은 2700만 유로다. 독일이 2014 브라질월드컵을 제패하고 받은 3500만 달러(3160만 유로)의 85% 수준이다. 칠레의 2016 코파아메리카 우승상금 650만 달러(587만 유로)보다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유로 2016은 지난 대회보다 8개국 많은 24개국으로 본선 진출국을 확대하면서 상금 총액을 3억100만 유로로 인상했다. 그렇다면 본선 진출국은 이 상금을 어떻게 배분할까. 기준은 당연히 성적이다. 우승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많은 상금을 수확할 수 있다.

24개국은 본선 진출국 자격만으로 800만 유로씩 받는다. 그저 예선을 통과한 것만으로 코파아메리카 챔피언 칠레보다 더 많은 상금을 손에 넣었다. 조별리그에서 승리수당은 100만 유로, 무승부수당은 50만 유로다. 같은 16강 진출국 사이에서도 조별리그 최종전적에 따라 누적상금의 편차가 생긴다. 토너먼트 라운드부터는 단계별 상금이 차곡차곡 쌓인다. 16강 150만 유로, 8강 250만 유로, 4강 400만 유로씩이다. 가장 적은 상금을 받은 나라는 조별리그에서 유일하게 3전 전패를 당한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는 본선 진출국 자격으로 생긴 기본상금 800만 유로만 받았다.

누적상금의 편차는 억울하게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지 못한 나라의 ‘위로금’이 되기도 한다. 알바니아 터키(이상 900만 유로)는 조별리그에서 1승씩 수확했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승점 1점조차 쌓지 못한 우크라이나보다 더 열심히 뛰고도 같은 처지에 놓였지만 승리수당으로 챙긴 100만 유로로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16강전부터는 정규시간에 결승골을 넣든 승부차기로 이기든 다음 라운드로 진출해야 더 많은 상금을 누적할 수 있다. 조별리그 F조에서 무승부수당만 3차례 받은 포르투갈은 8강까지 오르면서 1350만 유로를 누적했다. D조를 2승1무로 통과하고 16강에서 탈락한 크로아티아(1200만 유로)보다 150만 유로를 더 벌었다.

16강에서 아이슬란드에 덜미를 잡혀 일찍 짐을 꾸려 귀국한 잉글랜드 선수들은 대회기간 중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여파로 파운드화 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누적상금 1150만 유로의 환전을 미룰수록 더 많은 금액을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올림픽, 유로를 통틀어 메이저 축구대항전 본선 경험 자체가 처음인 아이슬란드는 8강까지 쾌속 질주하면서 벌써 1400만 유로를 수확했다. 프랑스 독일 폴란드는 8강까지 1450만 유로로 가장 많은 상금을 누적했다. 이들 3개국의 시선은 지금까지의 누적액이 아닌 그 2배에 육박하는 우승상금으로 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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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