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이건희 회장 사망說 괴담… 삼성 주가 요동

입력 2016-06-30 18:41 수정 2016-06-30 21:27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사망. 오후 3시 발표 예정.’

30일 증권가 등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런 내용의 ‘찌라시’가 퍼졌다. 오후 12시30분 전후 급속도로 퍼진 괴담에 삼성그룹주가 요동쳤다. 오후 12시40분 11만8500원이던 삼성물산 주가가 30분 만에 12만7000원까지 뛰어올랐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각 142만5000원에서 143만9000원까지 상승했다. 삼성SDS, 삼성생명도 장중 급등세를 연출했다. 관련 문의가 빗발치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다시 하락해 142만5000원에, 삼성물산은 12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전날보다 각각 2.08%, 4.68% 상승했다. 삼성물산의 거래량은 전날 32만주의 약 7배였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주식 매수) 물량을 노린 작전세력이 찌라시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것이다. 이날 공매도 공시제도가 시행되면서 공매도 대량 거래에 제약이 생겼다. 공매도를 청산하려면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기 때문에 숏커버링 물량이 나오면 통상 주가가 오른다. 작전 세력이 미리 주식을 사둔 후 주가 상승을 극대화하려고 괴담을 퍼뜨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작전 세력 관련 여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에 이 회장 사망설에 대한 공시를 1일 낮 12시 시한으로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오후 4시 31분 곧바로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날 매매 내역에 이상 거래 정황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그룹주의 주가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의심스러운 사항이 발견된 것은 아니다. 공매도 등과 연관짓는 것은 앞서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증시 상승에 힘입어 197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전날 유럽과 미국 주요 증시도 강세로 마감했고, 영국 런던 증시는 브렉시트 결정 이전 수준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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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