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유럽지사 2곳서 50만 달러 빼돌려 차명 투자

입력 2016-06-30 18:04 수정 2016-06-30 21:20
남상태(66·구속)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손자회사에 차명 투자했던 자금의 출처가 대우조선 유럽 지사 2곳에서 조성된 비자금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싱가포르에 비밀계좌를 만들어 수십억원을 쌓아뒀던 사실도 파악했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08년 영국 런던과 노르웨이 오슬로 지사를 통해 비자금 50만 달러(약 5억원)를 조성했다. 이 돈은 싱가포르의 남 전 사장 차명계좌로 송금됐다. 그는 싱가포르 소재 은행에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갖고 있었으며, 개설 및 관리는 대학동창인 휴맥스해운항공 회장 정준택(65·구속)씨가 맡았다고 한다.

남 전 사장은 정씨가 2011년 현지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N홀딩스에도 지분 투자(10억원)를 했다. N홀딩스는 대우조선의 손자회사인 부산국제물류(BIDC)가 같은 해 7월과 11월 유상증자를 할 때 참여해 지분율 36%의 2대 주주가 된다. 이를 전후해 BIDC는 대우조선으로부터 운임료·임차료 등의 특혜를 받아 매출을 끌어올렸고, 남 전 사장은 뒤에서 수년간 3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챙겼다. ‘해외 조성 비자금 횡령→BIDC 우회 지분 투자→특혜 조치→배당금 수급’의 구조다. 남 전 사장이 사업상 지원을 해주는 대신 수익을 공유하는 식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대우조선 해외계좌와 송금자료,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한 뒤 남 전 사장 범죄사실에 업무상 횡령을 추가했다. 검찰이 그의 구속 단계까지 파악한 뒷돈 수수액과 횡령 규모는 20억원이 넘는다. 이 범죄 수익 대부분이 싱가포르 계좌에 예치됐다. 자금 일부는 국내로 반입됐지만, 20억원가량은 여전히 싱가포르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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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