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국민투표 뒤 영연방 탈퇴와 유럽연합(EU) 잔류를 추진 중인 스코틀랜드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프랑스와 스페인이 대놓고 반대 입장을 밝힌 데다 나머지 국가도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영국을 상대로 협상할 뿐 영국의 일부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대행도 “스페인은 영국 정부 말고 누구와도 협상하는 데 반대한다”며 “영국이 EU를 떠나면 스코틀랜드도 떠나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날 프랑스 2TV와 인터뷰를 가진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유럽은 어떤 경우에도 한 나라의 해체에 기여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른 회원국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다. 독일 정부는 스코틀랜드 일간 글래스고헤럴드의 관련 질문에 “영국 내부 문제”라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덴마크 외무부 역시 “영국 내부사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체코와 에스토니아 역시 스코틀랜드와의 논의에 부정적이다. 슬로바키아 정도가 유일하게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을 연달아 만나 스코틀랜드가 EU에 잔류할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지만 융커 위원장은 “스코틀랜드는 브뤼셀에서 입장을 말할 권한이 있다”면서도 “EU가 영국 내부 절차에 개입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만남을 거절했다.
지난 23일 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주민 62%는 브렉시트에 반대했다. 29일 글래스고 시내에서는 시민 1000여명이 EU 잔류 시위를 벌였다. 영연방 탈퇴 여론이 압도적인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이 지난 26일 내놓은 설문에 따르면 영연방 탈퇴 국민투표 재실시에 찬성과 반대가 각각 41.9%, 44.7%로 비슷했다. 2014년 국민투표 당시 결과는 찬성이 44.7%, 반대가 55.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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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스코틀랜드, EU 잔류 쉽잖네… 프랑스·스페인 대놓고 반대
입력 2016-06-30 18:02 수정 2016-06-30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