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치매 약 복용 사실까지 공개… 신동주 ‘말 바꾸기’ 노림수는 뭘까?

입력 2016-06-30 18:16 수정 2016-06-30 18:46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사진) SDJ코퍼레이션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완패한 신 대표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사실까지 공개해 가며 경영권 탈환에 ‘올인’하고 있다.

신 대표 측은 지난 28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재판 5차 심리 이후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인 아리셉트와 스틸녹스 등을 처방·복용해 왔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이 신 대표를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지목했고,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30일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을 처방받은 것은 맞는다”면서도 “예방 차원에서 약을 처방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치매라고 단정 지을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런 신 대표의 미묘한 입장변화에 복잡한 ‘셈법’이 숨어 있다고 본다. 우선 신 총괄회장 치매설을 부각시키면 현재 롯데그룹에 대해 진행 중인 검찰 수사의 책임을 신 회장에게 몰아갈 수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한 책임론이 신 회장에게 집중되면서 경영권이 흔들릴 경우 신 대표가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까지 세 차례 표 대결에서 내리 패한 신 대표는 ‘무한 주총’을 선언하며 경영권 다툼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201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뤄진 신 총괄회장의 신 대표 해임안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은 2014년 말 신 대표를 롯데홀딩스 자회사 3곳에서 해임하고 지난해 1월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하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 신 대표가 신 총괄회장의 당시 해임결정이 정신건강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성년후견인 지정 재판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신 대표 측이 신 총괄회장의 개인적 의료정보를 공개하는 불법행위까지 저지르고 있다”며 “신 대표 측의 도를 넘은 롯데그룹 흔들기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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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