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김장훈, 바둑으로 독도를 세계에 알렸다

입력 2016-06-30 20:39
이세돌 9단(오른쪽 두 번째)과 가수 김장훈(왼쪽 두 번째)이 30일 독도에서 사상 첫 특별대국을 펼치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은 페어 바둑에 참가한 장혜연 아마 5단과 이슬아 4단. 울릉군 제공

“독도에서 처음으로 대국도 펼치고 기부도 하게 돼 기분이 좋습니다.”

30일 정오 독도 동도 선착장에서 사상 첫 바둑 특별대국을 펼친 가수 김장훈과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은 결과에 관계없이 흐뭇해했다.

‘알파고’와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이 9단과 김장훈의 역사적인 첫 대국은 202수 만에 이 9단의 불계승으로 끝났다. 이 9단은 500만원을, 김장훈은 1000만원을 기부하게 된다.

국내 바둑문화 보급에 앞장서고 기부 및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날 대국은 김성룡 프로와 배윤진 프로가 해설을 맡았다.

대국은 이 9단과 장혜연 아마 5단 겸 바둑캐스터, 김장훈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바둑 2관왕인 이슬아 4단의 ‘페어 바둑’(2인 1조)으로 진행됐다.

같은 팀원끼리도 ‘훈수’를 두지 않는다는 규칙을 따로 정해 승패는 예측이 불가능했지만 ‘알파고’와 세기의 승부를 벌인 이 9단의 승리였다.

김장훈은 “독도는 어릴 때부터 가장 동경해 왔던 섬이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며 “이번 대국을 통해 많은 사람이 바둑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둑 홍보대사인 그는 앞으로 매년 독도나눔배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9단은 김장훈이 독도 바둑을 제안하자 “바둑 보급의 의무가 있는 한국 프로기사가 동경하던 섬에서 바둑 한판 못 둘 이유가 있겠느냐”며 흔쾌히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9일 울릉도에 도착, 이날 아침 독도 현지로 가 특별대국을 펼쳤다.

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 현장을 생중계하고 한국바둑방송(K-바둑)과 포털 사이트 다음팟 TV에서도 대국을 생중계했다.

독도 특별대국을 제안한 김장훈은 우리나라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2011년 3월 1일 ‘삼일절 기념 독도 현지 독도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독도경비대에 위문품을 전달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이번 특별대국은 독도에서 치러진 첫 대국인 데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대결로 세기의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 9단이 참여해 더욱 관심을 모았고 의미도 컸다”고 말했다.

울릉=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