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보이’와 맞대결… ‘킹캉’ 먼저 웃었다

입력 2016-06-30 20:54

‘킹 캉’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빅 보이’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먼저 웃었다. 올해 미국프로야구(MLB)에서 활약 중인 코리안 빅리거는 총 6명이다. 강정호와 이대호는 올 시즌 세 번째로 코리안 메이저리거 간의 자존심 싸움을 펼쳤다.

30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시애틀의 경기. 강정호와 이대호의 만남은 극적으로 성사됐다.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에 속한 팀이다. 인터리그 경기 외에는 두 선수의 맞대결을 볼 수 없다. 양 팀은 시즌 전체를 통틀어 총 4차례 맞대결을 갖는다.

피츠버그와 시애틀은 전날 경기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만났다. 하지만 강정호의 결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대호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은 강정호가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대호는 최근 7경기 연속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이 또한 타이밍이 좋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 때문에 좌완 투수 등판 때만 선발로 경기를 치렀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꾸준한 불방망이 타격감을 선보였고, 이젠 사실상 주전 자리를 꿰찼다.

시애틀에서의 첫 만남. 결과는 강정호의 판정승이었다. 강정호는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피츠버그는 8대 1로 승리해 전날의 패배를 시애틀에 되갚아줬다. 강정호의 안타는 팀이 5-0으로 앞선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5회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시애틀 투수 돈 로쉬의 2구째 커브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3경기 만에 나온 안타였다. 강정호는 팀 동료 션 로드리게스의 싹쓸이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강정호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출루를 완성했다.

반면 이대호는 3차례 타석에 들어섰으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하고 경기를 마쳤다. 전날 이대호는 피츠버그를 상대로 3타수 2안타를 기록해 시즌 13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격감이 아예 떨어진 건 아니었다. 이대호는 5회 정확한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장타성 타구를 때려냈다. 하지만 이 타구가 파울 라인 바깥쪽에 떨어져 아쉬움을 삼켰다.

올 시즌 코리안 빅리거들의 맞대결은 지난 4월 6일 개막전에서 ‘절친’ 이대호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포문을 열었다. 당시 텍사스의 3대 2 승리로 추신수가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달 19일에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추신수가 투타 맞대결을 벌였다. 이 역시 추신수가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미소를 지었다.

강정호와 이대호의 맞대결은 KBO 출신 타자들 간의 첫 만남이었다. 메이저리그에 다수의 코리안 리거들이 포진하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고 있다. 후반기에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인 류현진(LA 다저스)까지 복귀한다면 더 많은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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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