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을 따라 만들던 우리 회사가 100여개국에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직원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지난 24일 강원도 평창에서 중소기업 대표 대상 리더스포럼에 참석한 일신바이오베이스 홍성대(57·사진) 대표는 회사의 성공 비결을 직원들의 땀과 헌신으로 돌렸다.
일신바이오는 제약회사, 바이오기업, 연구소 등에서 쓰는 냉동·냉장 장비를 만드는 업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129억원, 시가총액 14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작지만 큰 강소기업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대표는 처음에 장비수입 업체에서 일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홍 대표는 “1980년대 후반에는 산업용 냉동·냉장 장비는 수입산만 있었는데 가격이 1000만원에 달하는 등 터무니없이 비쌌다”고 말했다. 이 가격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던 그는 스스로 외국 기술서적으로 냉동공학을 공부하던 중 아예 장비제조 업체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기계 상가가 밀집한 서울 청계천에서 수요조사를 한 끝에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신혼집 전세 보증금 500만원으로 88년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직원도 없이 홍 대표가 영업직, 기술자, 사장까지 1인 3역을 했다. 1년이 지나자 대학 연구소, 기업 연구소 등 거래처가 조금씩 생기고 직원도 5명으로 늘었다.
94년에는 법인 설립을 마쳤다. 얼마 되지 않는 거래처와 직원들로부터 홍 대표는 신뢰의 가치를 알았다고 했다. 그는 “연구소에 있는 사람들은 연구 일정에 맞게 장비를 사용하고 싶어 했는데 나는 주말도 없이 필요한 때 가서 장비를 고쳐주고, 고장이 안 난 부분까지 정비해주면서 거래처의 믿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일신(一信)’이라는 상호는 최우선인 고객과의 신뢰를 의미한다.
수입 장비를 모방해 국산화했던 일신바이오는 창업 28년 만인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동결건조기를 만들었다. 동결건조기는 백신, 항암제에 쓰이는 미생물, 유산균 등을 살아있는 상태로 보존하는 장비다. 신제품은 기존 동결건조기에 IoT 기술인 ‘고장예방방지시스템’을 탑재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곧바로 상황실에 알려 고장에 대비한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직원도 어느덧 60여명으로 늘었다. 홍 대표는 “올해는 창업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무인자동건조시스템까지 내놓을 계획”이라며 “이제 모방을 뛰어넘어 또 다른 ‘첫 번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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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강소기업이 힘이다] 산업용 냉동·냉장 장비 국산화… 지구촌 100여개국에 수출까지
입력 2016-06-30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