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는 신앙생활에도 적용된다. 노아 시대의 홍수 사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십 일 동안 주야로 쏟아지는 빗물로 인하여 방주에 들어가지 못한 모든 생물은 다 죽었다. 그러나 물고기들은 달랐다. 물속에 사는 그들은 물을 피할 이유가 없었다. 그 후에 하나님은 무지개를 통하여 다시는 물로 심판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그러나 성경은 계속적인 심판을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처처에 일어나는 지진과 화산폭발, 잦은 해일과 폭풍, 그리고 이상기후로 인한 온갖 재난을 보며 이것이 마지막 심판의 징조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부흥사들은 마지막 불의 심판을 이길 수 있는 길은 불(성령)로 무장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가르쳐 왔던 것이리라.
위기의 시대를 이야기하는 지금, 교회만의 위기로 알고 의기소침(意氣銷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의 위기는 물론 민족이나 인류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는 곳이 없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미래에 대하여 장담하거나 보장할 수 없는 총체적인 위기의 시대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도 언제나 위기는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앞에는 홍해바다요, 뒤에는 애굽 군대인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도 오직 앞을 바라보며 지팡이를 내밀었던 모세의 신앙을 이어받은 성도들이라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안다.
개인적인 삶 가운데에도 분명히 위기는 있다. 길바닥에 놓인 돌을 보고 누가 여기에다가 걸림돌을 갖다 놓았느냐고 이야기하는 소인배보다는 고맙게도 누가 여기에다 디딤돌을 갖다 두었구나 하고 지나가는 군자가 되라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을 생각한다면 항상 기뻐하되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주어진 환경이나 여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극복하라는 이야기이다.
결국 준비된 사람에게는 물도, 불도 위기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신앙으로 사는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이며,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자기 스스로를 업신여기고 비하하는 사람은 벌써 자기 자신을 극복할 힘을 잃어버린 자이다. 내가 내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인정을 받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가족이 자기 식구를 비난하고 신앙인이 스스로 자기 교회를 성토하며 국민이 자기 나라를 모욕하는 상황에서, 타인들이 당신의 가족을 귀히 여기고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존중히 여기며 타국인들이 남의 나라를 인정해 줄 리가 만무하다. 그래서 우리의 선배들도 사람이 반드시 자기 자신을 업신여기면 그 이후에 타인들도 그를 업신여길 것이라(人必自侮 然後人侮之)고 가르쳤던 것이다.
여름은 무더운 계절이다. 그러나 이 더위가 더할 나위없는 아름다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수련회나 성경학교, 봉사활동이나 선교지 방문행사들이 여름에 집중되어 있는 게 아닐까? 날씨가 짜증스럽거나 불만의 요인이 되기보다는 더위보다도 더 뜨거운 열정과 신앙으로 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위를 극복하는 작은 일을 통하여 ‘위기가 기회’라는 지혜를 배우자는 것도 기회의 선용이 우리 인생전반에 걸쳐 성공과 실패와도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손윤탁 남대문교회 담임목사
△프로필=남대문교회 담임목사, 신학박사(장로회신학대 선교학 전공) 철학박사(영남대 동양철학 전공), 장로회신학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선교교육재단 이사장
[손윤탁 칼럼] 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정
입력 2016-07-01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