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화백 “경찰 위작이라 판단한 그림 모두 진품”

입력 2016-06-30 00:19
이우환 화백이 29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자신의 도록(圖錄)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위작 논란’은 풀리지 않았다. 이우환(80) 화백은 경찰이 위작이라고 판단한 13점의 작품에 대해 “모두 내가 그린 진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압수한 작품 13점을 모두 위작이라고 판단하고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화백은 29일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한 뒤 취재진에게 “오늘 두 번째로 와서 살펴봤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도 없다”며 “호흡이나 리듬, 채색하는 방법 등이 모두 내가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가는 법보다 우선적으로 작품을 봐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경찰에서 먼저 위작이라고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화백은 물감 성분에 대해 “작품마다 다른 성분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 화백은 30일 오후 3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입장을 추가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달리 경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확인한 4점과 검거한 위조 작가 2명이 자백한 그림 4점이 일치한다고 반박했다. 압수한 작품들이 캔버스나 나무틀을 오래된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조작을 했고, 서명 등이 조잡하며, 물감 성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위조 작가들이 물감이 반짝이는 이 화백의 그림을 모방하기 위해 유리가루를 섞어서 썼다고 진술했고, 국과수 감정결과 위작에서 유리파편 성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화백은 지난 27일 경찰 조사에서 “유리파편 등을 섞은 적이 없다. 반짝이는 것은 재료 고유의 화합”이라고 답했었다.

경찰은 2012∼2013년 인사동 일부 화랑에서 이 화백의 대표작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의 위작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12일 이 화백의 작품을 위조한 현모(66)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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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