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 빨리!” 긴박했던 국민의당 최고위

입력 2016-06-30 04:36 수정 2016-06-30 17:08

“당헌 갖다 주세요.”

29일 오전 11시11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회의 도중 박주현 의원이 나와 급히 당직자를 찾았다. 이어 당대표 궐위(闕位) 시 대응 절차가 적혀 있는 당헌·당규 서류를 들고 한 당직자가 회의실로 들어갔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를 결심했다는 소식이 국회에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7분 뒤 안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동반사퇴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당대표실을 나왔고, 천 대표는 자신을 ‘사퇴한 대표’라 칭하며 말을 아꼈다.

“당헌 126조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규정에 의해 박지원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오후 6시26분, 두 번째 열린 최고위 회의가 끝나고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회의 시작 26분 만이다. 이상돈 의원이 추천했고 최고위원 7명 전원이 동의했다. 창당의 주역인 두 공동대표가 사퇴하고 박 원내대표가 임시 당권을 잡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총선 리베이트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지 21일 만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 사전회의와 최고위 회의를 잇달아 열고 안 대표 거취를 논의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사전회의는 예정보다 1시간이나 길어졌다. 최고위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지금 당을 수습하는 것이 목적이지 현실을 도피해서는 안 된다. (안 대표 사퇴에) 나는 반대했다”며 중간에 나와 자리를 떴다. 박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읍소하듯 설득했지만 결단을 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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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