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5년 28억㎞ 날아… 주노, 목성 문앞에서 노크

입력 2016-06-30 04:01

로마신화 속 으뜸신 주피터(Jupiter·목성)의 문턱에 마침내 아내 ‘주노(Juno)’가 이르렀다. 태양계에서 가장 커다란 행성을 향한 우주탐사선의 5년 여정도 끝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우주탐사선 주노는 다음 달 4일(현지시간) 목적지인 목성 궤도에 진입해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주노는 2011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록히드마틴이 제조한 아틀라스 V551에 실려 지구를 떠났다. 2011년 기준 11억 달러(약 1조2765억원) 규모의 초대형 임무다.

총 비행거리는 28억㎞로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18.7배에 달한다. 주노는 이미 지난 1월 13일 태양에너지 탐사선으로서는 역대 최장 거리인 7억9300만㎞를 비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기체 양옆으로 뻗은 20m 남짓한 태양열 전지 날개가 그간 주노의 추진력이었다.

주노는 2012년 8월 지구와 달의 중력 영향권 밖인 심우주(deep space)에 들어섰다. 계획대로라면 태평양표준시로 다음 달 4일 오후 8시18분 주 엔진을 35분간 가동해 목성 표면으로부터 약 4200㎞ 떨어진 궤도에 진입한다. 이후 약 20개월간 목성 주위 타원형 궤도를 바꿔가며 37바퀴 공전, 탐사를 진행한다.

주노는 전자기파를 발사해 목성을 덮은 암모니아와 수소 구름 안을 측정한다. 대기 중 산소와 수소의 비율을 측정하고 행성 내부에 핵이 존재하는지, 지금껏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양극점이 어떤 모습인지 등을 밝힌다. 1995년 발사된 갈릴레오를 시작으로 앞선 목성 관측선들이 시도하지 못한 정밀 측정이다.

목성은 가스가 응축돼 이뤄진 태양계 최초의 행성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학자들은 목성의 물질 구성을 분석하면 태양계 형성 초기의 정보를 찾아낼 것이라 생각한다. 우주의 기원에 한 발짝 다가설 실마리인 셈이다. 특히 헬륨과 수소 이외 물질의 정확한 함량을 측정할 것이라며 기대를 품고 있다.

최근 관찰되는 변화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도 주노의 주요 임무다. 과학지 네이처에 따르면 목성에서는 대적점(The Great Red Spot)이 최근 몇 년간 점점 작아지면서 양극 제트기류와의 반응이 줄고 있다. 목성 적도선 북쪽에서 넓은 띠가 지난해부터 확산되는 것도 학계가 의문을 품는 현상이다.

주노 이후 한동안 목성 탐사 기회는 없다. 유럽항공우주국(ESA)이 2022년 발사할 탐사선 주스(Jupiter Icy Moons Explorer)는 2030년에야 목성에 도달한다. 게다가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 연구가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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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