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열린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 사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유 부총리는 “(홍 부총재의 사임 여부는) 전적으로 AIIB에서 정해야 한다”면서도 “후임자를 새로 뽑으면 한국이 다시 맡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재는 중국에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재의 사임은 이른바 청와대 서별관회의 논란 때문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도 서별관회의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정부에 구조조정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했으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진 서별관회의 자료가 없다”며 “주요 참석자라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서별관회의는 관계부처의 비공식적 협의과정이기 때문에 기록하지 않는다”면서 “회의록은 없고 각 기관에서 가져온 자료는 있지만, 지금껏 공개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서별관회의는 청와대 서쪽 별관에서 열리는 경제현안 대책회의다. 경제수석을 포함해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에 때론 산업은행 등 공기업 수장도 참석해 중요한 사안을 결정한다. 임 위원장은 “장소가 청와대 안이었을 뿐 어느 나라나 어느 정권에서나 있는 협의 과정”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홍 부총재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서별관회의에서 최경환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임 위원장이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 투입을 결정하고 산은은 이를 실행하는 역할만 했다며 “당국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서도 말로 지시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무위는 서별관회의 자료를 비공개적으로 확인하겠다고 요구했으나 임 위원장은 계속 거부해 정무위가 정회되는 진통을 겪었다. 더민주 박용진 의원은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도 기업은행·자산관리공사 등과 협의 없이 결정됐다”며 구조조정 과정이 일방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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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서별관회의 발언’ 홍기택 사의
입력 2016-06-29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