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뾰족하거나 날카롭지 않고, 너무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아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장난감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안전하지 못한’ 성분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이기영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아이들의 장난감은 갖고 놀기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둥글둥글하고 말랑말랑한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이유로 대부분 고무나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이들이 보기에 눈길이 가고 흥미가 있으려면 화려하고 예뻐야 하기 때문에 장난감에 색감을 입히는 페인트칠을 해야 한다. 예쁜 색감을 내고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 페인트에 ‘납 성분’도 첨가하게 된다”며 “페인트 등을 희석할 때 사용하는 신너도 들어갈 수 있는데 이는 휘발유 물질이다. 극소량으로 사용돼도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에 이 성분이 쓰인다는 것은 간과하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난감 형태는 아이들이 재밌고 안전하게 갖고 놀기엔 문제가 없지만, 이를 위해 사용되는 성분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성분들이 매우 극소량으로 사용되고, 당장 아이에게 해를 입히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화학제품, 납 성분, 석유 물질들은 체내에 축척된다는 점이다. 이기영 교수는 “이러한 성분들은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몇 십 년 동안 체내에 축적이 된다면 매우 극소량이라 해도 괜찮다고 할 수 없다. 축적된 용량으로 신체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장난감 성분은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것이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뇌기능, 척수, 이와 관련된 신경 등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는 뇌세포 변상에 영향을 일으킬 수 있고, 뇌성마비 발생과도 연관될 수 있다. 이 교수는 다만 “이러한 문제가 흔하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질병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같은 질병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또 질병은 나중에 성인이 돼서야 발견된다. 때문에 화학물질이 체내에 축적된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따라서 부모들이 곁에서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유해물질은 아이가 입에 닿지 않도록 하고 만졌을 때는 손을 깨끗이 씻게 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장난감을 물고 빠는 행동은 배고픔과도 연관될 수 있다. 식사 후 놀게 하거나 간식을 주는 등 장난감을 물거나 빨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석유제품, 화학제품, 중금속 제품 등은 잘 따져봐야 한다. 첨가물 중 일부는 극소량일 경우 제품에 표기하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된다. 이기영 교수는 “제품 업자들은 사용상 주의사항을 올바르게 알리고, 극소량의 성분이라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며 “정부도 성분 규정을 보다 더 세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어떤 성분이 얼마만큼 들어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만큼의 양이 얼마동안 노출되면 해로운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제품을 몇 년 동안 하루 몇 시간씩 사용해야 안전하다는 식의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
‘장난감’ 화려함 속에 감춰진 납성분 경계를
입력 2016-07-03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