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올해 입시에서 평가자 주관을 점수화하는 정성평가 비중을 낮췄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에서 집안 배경을 따졌다는 ‘음서제 논란’으로 파문이 커지자 객관적인 점수로 확인이 가능한 정량평가 비중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반영 비율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불공정 입시’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9일 전국 주요 로스쿨의 ‘2017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을 분석한 결과 법학적성시험(LEET·리트) 비중이 늘고 서류평가 비중은 줄었다. 서울대는 지난해 리트성적을 전체 점수에서 16% 반영했지만 올해엔 33.3% 반영키로 했다. 대학 학부성적 반영비율도 20%에서 33.3%로 높였다. 반면 면접 및 구술고사는 40%에서 16.7%로 낮췄다.
연세대는 2.5배수를 뽑는 1단계 평가에서 리트성적 25점, 대학성적 25점, 어학성적 15점, 서류심사 25점을 합산해 반영한다. 2단계 평가에서 1단계 성적 90점과 면접 10점을 합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리트성적과 학부성적 반영점수는 지난해보다 5점씩 올랐다. 대신 어학성적과 면점점수는 5점씩 깎였다. 성균관대, 한양대 등도 연세대와 비슷하다.
로스쿨들이 정성평가 비율을 줄이면서 겉으로는 공정성이 한층 높아졌다. 다만 로스쿨들은 ‘기본점수’를 활용해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반영비율을 왜곡해 왔다. 정량평가 요소에 기본점수를 많이 줘 상대적으로 정성평가의 반영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단순히 정량평가 반영 비율을 높였다고 공정성이 확보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한양대 로스쿨이 공개한 지난해 전형요소별 점수 산출방법 및 실질 반영비율을 보면 학부성적 반영점수는 220점 만점인데 기본점수로 180점을 줬다. 리트성적은 150점 만점에 기본점수가 135점이었다. 학부성적과 리트의 실질 반영비율은 각각 9.17%, 3.44%였다. 로스쿨들은 불공정 입학 의혹이 불거진 이후 기본점수 폐지를 검토했지만 백지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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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로스쿨들 정성평가 비중 낮췄다지만… 불공정 논란 불씨는 여전
입력 2016-06-29 18:28 수정 2016-06-29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