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6월 30일 취임… 기대와 공포 사이

입력 2016-06-29 17:53 수정 2016-06-29 21:21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1·사진) 대통령 당선인이 30일(현지시간) 취임한다. 사형제 부활을 공약하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강력 범죄가 근절되면서 필리핀에 새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지난달 9일 족벌 정치와 범죄, 부패, 빈부격차 확대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의 전폭적 지지로 압승을 거두며 대권을 잡았다. 강간, 살인, 강도 범죄와의 전면전을 예고했고 정치·사회 개혁에 앞장서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취임 전부터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일간지 필리핀스타는 지난달 9일 대선 이후 사살된 마약상만 5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 들어 대선 직전까지 약 5개월 동안 마약상 39명이 사살된 것과 비교된다.

필리핀스타는 29일까지 감시 대상에 올랐던 마약사범 약 4000명이 자수했다고 전했다. 사살되는 용의자가 증가하자 제 발로 경찰서를 찾은 것이다. 이들은 용의자가 아닌 재활대상자로 간주돼 치료를 받는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하고 음주를 오전 2시까지 제한키로 하는 등 사회 분위기 쇄신에도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성년자가 오후 10시 이후 보호자 없이 돌아다닐 경우 부모를 ‘어린이 유기죄’로 처벌한다는 공약은 논란이 예상된다. 끊이지 않던 한국 교민 관련 강력 사건은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포정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그는 2006년 폐지된 사형제를 부활시키면서 “총알도 아깝기 때문에 의회에 교수형 부활을 촉구하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인권단체와 가톨릭계는 두테르테의 즉결 처형 방침으로 국가 사법체계가 흔들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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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