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 첫 폭염 사망자 발생

입력 2016-06-29 21:40

때 이른 무더위로 올해 처음 ‘폭염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해 보다 한 달 가량 빠르다. 올 여름에는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예년보다 늘 것으로 예상돼 무더위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보건당국은 고령자와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 어린이 등 폭염 취약계층의 각별한 건강관리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5일 경북 김천에서 A씨(62)가 ‘열사병’으로 숨졌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4시쯤 공장 옆 인도에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이틀간 치료받다 숨졌다. 첫 폭염 사망자는 지난해(7월 28일)보다 약 1개월 일찍 발생했다.

질본이 집계한 온열질환(열사병·열실신·열경련·열탈진) 환자는 122명(5월 23일∼6월 25일)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1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6월만 따져보면 벌써 108명의 환자가 발생해 지난해(56명)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이 30.8%(40명)를 차지했다. 또 76.9%(100명)가 오전 10시∼오후 6시에 발생했다. 발생 장소는 논·밭, 작업장, 운동장, 산 등 야외가 85.4%(111명)로 가장 많았다.

질본 관계자는 “특히 폭염이 집중되는 낮12시∼오후5시에는 장시간 야외활동이나 논밭 작업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평소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시원한 장소에서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상 고온은 감염병 발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신고된 급성 감염병 환자는 9만5495명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고 이 중 13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에서 유입된 감염병 환자는 지난해 491명으로 전년(400명)보다 23% 늘었다. 기후변화와 관련 있는 뎅기열이 5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말라리아(14%), 세균성이질·A형간염(각 5%), 장티푸스(4%) 등의 순이었다.

기상청은 “7월과 8월 기온은 평년(1981∼2010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 여름에 열대야(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밤)와 폭염일(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대야는 평균 13.8일, 폭염일은 평균 12.1일을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남쪽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 장마전선이 남부에만 비를 뿌리고 있다”며 “장마가 끝난 8∼9월에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민태원 홍석호 기자 twmin@kmib.co.kr